2018년 8월 15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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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이 민주주의 핵심요체다
김희준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대표 변호사

  • 입력날짜 : 2018. 06.14. 20:02
얼마 전 테니스 동호회원들과 운동 후 저녁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지방선거와 관련한 얘기를 하게 되었다.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 최근 여배우와 스캔들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특정후보로 화제가 집중되었다. 의견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졌다. 어떤 사람은 사생활인데 왜 문제가 되고 이슈화되는지 모르겠다면서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의 경우는 그 보다 더 심한데도 대통령까지 되고 14년의 임기를 마치지 않았느냐고 했고, 다른 사람은 정치인은 사생활도 깨끗해야 한다면서 만약 불륜을 저지른 것이 맞다면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사람은 사생활을 존중해야 되는 것은 맞지만 이 사안에서 중요한 것은 거짓말을 했는지 여부이고 만약 거짓말을 했다면 정치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 토론을 지켜보면서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 바라보는 시각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토론의 태도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였다.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은 강한 어조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상대를 승복시키려는 태도를 보였고, 다투기 싫은 상대는 처음에는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다가 나중에는 아무소리도 안 한 채 상대방이 떠드는 것을 듣는 시늉만 하였다. 주장이 강한 사람은 침묵한다고 해서 자신의 주장에 승복하는 것이 아님에도 마치 상대가 자신의 주장에 굴복한 것처럼 목소리를 한껏 높이면서 의기양양해 했다. 침묵하는 상당수 대중의 목소리도 이렇게 묻힐 수 있겠구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토론의 기본자세가 아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상대방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고 저런 의견도 있을 수 있겠구나라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토론은 상대방을 자신의 논리로 굴복시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토론을 통해서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확인하고 그 안에서 좋은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 목표다.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 사회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의견이 말살되고 오직 하나의 의견만이 존재하는 사회는 죽어가는 사회이다. 이런 의미에서 무지개빛 의견들이 공존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하나의 색깔만이 존재하는 것은 좋지 않다. 어떤 분야이든 독주는 위험하다. 언제든지 절대 권력화하고 쉽게 부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보와 보수 모두 존재하여야 하고 이들 상호간에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책이 수렴되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 예상했던 대로 이번 지방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보수는 지리멸렬했고 진보는 전례 없는 대승을 거두었다. 보수가 이렇게 대패를 한 것은 무엇보다 그들 자신의 책임이 크다. 보수정권 9년 동안 수많은 실정을 통해 적폐로 몰릴 만큼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렸고 이는 결국 촛불혁명으로 이어져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까지 이르게 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하여 여당은 결코 자만해서는 안 된다. 이번 승리의 원인은 여당이 잘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보수야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져 반사적 이익을 누린 측면이 상당부분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민심은 파도와 같아서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고 순식간에 바뀐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이 명확히 증명한다.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다.

이번 선거에서 대승한 여당은 국민들이 전폭적으로 신뢰를 보내준 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선거를 통하여 나타난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국민을 위하여 가장 바람직한 정책을 펼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 하여야 한다. 사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진보니 보수니 하는 색깔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에 합당한 좋은 정책들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정치를 지지한다. 이제 치열했던 선거가 끝났으므로 소모전은 지양하고 승자는 패자에게 위로를,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를 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하여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노력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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