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7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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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시민문화관 개관 10주년 준비는 지금부터다
김영순
광주문화재단 빛고을시민문화관장

  • 입력날짜 : 2019. 10.07. 18:58
가을태풍이 강타했다. 그것도 세 차례나. 마지막 미탁은 이달 초 한반도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축제들을 상당한 정도로 망쳐놓기에 충분했다. 언제나 날씨가 좋기만 한다면 그 지역은 사막화된다는 게 지리학의 정설이다. 자연계이건 인간계건 태풍은 필요한 법이지만 이번 태풍은 농부들 맘을 찢어놓았을 뿐 아니라 지자체와 문화계에 타격을 남기고 물러갔다.

미탁이 퍼붓는 폭우를 뚫고 지난 1일 1박2일로 경북 안동 출장을 다녀왔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경북지회가 안동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한 ‘예술로 하나 되는 아름다운 동행’에 참석하기 위해 다녀온 행보였다. 제주도에서 열리는 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 있다면 육지에선 돌아가며 열리는 이 아름다운 동행이 있다. 이번 행사는 서울경기지회(2017년) 호남제주지회(2018년)에 이어 세 번째 열렸다. 전국각지에서 참가한 문예회관 관계자들과 예술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형태와 내용이 행사를 즐겼다. 아트마켓, 토론회, 사업설명회, 기념 공연 등으로 엮어졌다. 그중 특히 토론회는 문예회관 관계자들과 예술단체들이 각자가 처한 상황과 문제점들을 진솔하게 털어놓고 상생의 방안을 타진해보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지역의 문예회관과 극장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다시 한번 고민해보게 하는 소중한 일깨움이 있었다. 주어진 예산과 상황, 그리고 타성에 젖어 그냥 운영하고 관리하는 게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해야 진정으로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드높이고 예술단체의 창작능력과 시민과의 만남을 활성화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자리였다. 문예회관과 예술단체의 상생, 그것을 꾀해야만 한다. 거기다, ‘문화 공감’사업 리스트에 끼지 못한 지역 예술단체의 희망까지도 염두에 둬야 할 판이니 문예회관과 극장의 역할과 몫은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내년,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은 개관 10주년을 맞는다. 극장이 예술의 향연을 시민들에게 건네주며 일상에 감동을 줌으로써 삶의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그 역할과 소임을 빛고을시민문화관 10주년을 계기로 확실히 다해야 하지 않을까. 안동에서 광주로 돌아오는 길, 생각이 복잡하다.

그걸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기에. 먼저 예산이 문제다. 그동안 너무 얇았던 기획공연 예산 증액 작업이 시급하다. 그러지 않으면 극장은 대관공연과 시설관리에 머물게 되고 극장이 지역사회에서 해야 할 본질적인 업무를 소홀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기획공연 사업의 구상을 머리 맞대고 해야 한다. 정말 갈 길이 멀고 바쁘다. 그 길에 태풍이 있을지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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