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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은 역설적이게도 3년 뒤 전남지사 선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좌표가 될 전망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전남의 다선 국회의원들이 이른바 ‘담대한 도전’을 시작하는 새로운 출발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3선인 이개호 의원은 물론, 재선인 서삼석·신정훈·김승남 의원이 각각 4선과 3선에 등극하게 되면 각자 사정에 따라 등정 루트는 다르겠지만, 예외 없이 전남지사라는 ‘정점’을 향해 나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주·전남·전북을 통틀어 최다선 국회의원인 이개호 의원은 이미 차기 전남지사 도전을 위해 각 지역 조직을 정비하는 등 ‘숨고르기’를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통상 ‘호남 3선’에게 덧씌워지는 중앙당과 일부 언론의 뿌리 깊은 ‘정치적 편견’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최대 현안으로 부상했다.

민주당 중앙당에서는 호남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는 것은 타 지역과 비교해 ‘식은 죽 먹기’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호남 3선’ 이후에는 수도권 같은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일종의 준거가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의원 측은 중앙당의 이 같은 움직임은 팩트를 잘못 이해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이른바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시절에 호남 국회의원이 된 것이 아니라,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서는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생존하며 어렵사리 재선에 성공한 케이스란 것이다.

실제 2016년 5월 30일 실시된 20대 총선에서 광주·전남 18개 선거구에서 국민의당은 16개(88.9%)를 석권했다. 나머지 2석은 민주당의 이개호 의원(담양·영광·함평·장성)과 새누리당의 이정현 의원(순천)이 각각 1석씩 가져갔다.

민주당은 ‘1석’을 가져갔지만 그 힘은 컸다. 1년 뒤인 2017년 5월 9일 실시된 19대 대선에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광주에서 58만3천847표(득표율 61.14%), 전남에서 73만7천921표(59.87%)를 획득했다. 전국의 17개 시·도 가운데 전북에 이어 각각 2위, 3위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서삼석·신정훈·김승남 의원 등 재선 그룹 역시 언제든 전남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강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학연·지연·출신 성분 등으로 얽혀 있다. 역학관계도 복잡하다.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이 3선을 돌파한다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 농림수산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의 농림수산위 희망 의원 및 선수·나이 등을 고려할 때 누구보다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전남이 전국에서 대표적인 ‘농도(農道)’란 점과 수산업 종사 인구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년 동안 국회 농림수산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될 경우의 눈에 보이지 않는 ‘+α’는 상상 이상으로 강력할 수 있다.

신정훈·김승남 의원 역시 운동권 선후배로 두 사람 모두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3선 돌파 이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입법 과정 속에서 삭발을 하는 등 농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신 의원은 현재 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을 역임 중이란 점도 조직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김승남 의원은 상대적으로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전남 동부권으로 분류되는 ‘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구 출신이란 점에서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다. 역대 전남지사의 출신지가 전남 서부권이 많아 차기 지사 선거에서는 전남 동부권의 표 결집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허경만(순천 출신) 전 지사를 제외하고 모조리 전남 서부권 출신이었다. 고(故) 박태영 전 지사는 장성, 박준영 전 지사는 영암, 이낙연 전 지사는 영광, 현 김영록 지사는 완도다. 심지어 이낙연 지사가 총리로 발탁된 이후 권한대행을 한 김갑섭·이재영 전 행정부지사도 각각 나주와 무안이었다.

다선 의원 뿐 아니라 현재 초선인 주철현 의원(여수갑)이나 윤재갑 의원(해남·완도·진도) 그리고 소병철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도 재선에 성공하면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전남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년 뒤 총선이 3년 뒤 전남지사 선거 판세를 좌우하게 되는 형국이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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