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종 전 광주대 총장 서거 1주기 추모전이 오는 28일까지 광주대 극기관 1층 호심미술관에서 진행된다.

“미묘한 혼란도 없다/생생한 움직임이 있다면/그것은 바람//파란색과 함께한다면/그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비로소/깨닫게 된다//맞아요 블루”

먼저 떠난 남편을 향한 애절한 그리움과 추억이 담긴 회고전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김혁종 광주대 전 총장의 1주기 추모전이 오는 28일까지 광주대 극기관 1층 호심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 전 총장의 부인이자 광주대 패션·주얼리디자인학부 교수인 송숙남 작가의 15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전시 주제는 ‘맞아요, 블루’. 김 전 총장이 살아생전 가장 좋아했던 색이라는 ‘블루’ 그리고 항상 자신의 말에 긍정적으로 답해주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지은 제목이다.

전시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써온 글과 유학 시절 주고받은 편지, 김 전 총장의 인생 여정이 담긴 추억의 사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순간순간의 감정을 실어 강렬하게 표현해낸 회화작품들,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리듬을 드러내는 아트주얼리 작품들 사이로 유독 눈에 들어오는 그림이 보인다.

단정한 셔츠를 입고 단발머리를 한 여성의 초상화 ‘my wife’.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것만 같은 천진난만함을 드러내고 있다. 인물의 특징으로 보이는 콧방울은 심혈을 기울이다 실패한 듯 뭉개져 보이기도 한다. 순박하고 애틋한 부부애를 드러내고 있는 이 그림은 장기간 유학으로 서로가 헤어져 있던 시기 김 전 총장이 그린 아내 송 교수의 초상화다.

그림과 함께 따스한 애정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편지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숙남!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항상 그대 곁에 있고 틈만 나면 그대 곁에 가고 싶으니…. 당신 얼굴을 그린다고 조금 그려봤는데 너무 예쁘게 그려져서(?) 당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 비록 그림에 문외한이라 해도, 우리 숙남의 얼굴 만은 세상에서 제일 잘 그릴 자신이 있는데…이 그림은 그대로가 좋으니 나중에라도 다시 그린다거나 손질 하지 말기를. 내 마음이 담겨 있고 나의 절실한 사랑이 담겨져 있으니.”

김혁종 전 총장이 그린 ‘my wife’(왼쪽)와 송숙남 교수가 그린 ‘소’(笑)

송 교수의 초상화 옆에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캐리커쳐가 자리잡고 있다. 부군이 그려준 초상화에 대해 송 교수가 40년 만의 화답으로 그린 그림 ‘소(笑)’다. 얼굴의 윤곽이나 세부는 생략돼있지만, 간단한 선묘만으로 대상의 인상적인 특징을 그대로 그려냈다.

김 전 초장이 생전 착용했던 안경과 박사 졸업 논문 서적을 활용한 설치작품, 이제는 전할 수 없지만 남편을 생각하며 만든 넥타이핀, 부군을 향한 그리움과 아내로서의 회한을 써내려간 글 등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송숙남 교수는 “남편을 갑작스럽게 떠나보내고 지난 일 년간 작업에 매달리며 하나둘 완성해온 작품들”이라며 “광주대학교와 김 전 총장님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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