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1일(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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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자원 보존·회복…섬 문화 관광자원화
전남 ‘가고 싶은 섬’ 을 꿈꾼다 <5>민선 6기 ‘가고 싶은 섬’ 뭘 담았나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휴양마을 육성 적극 추진
소득창출 사업 발굴 지원…민관 소통·협력 강화

  • 입력날짜 : 2015. 07.22. 19:48
전남도가 올해 가고 싶은 섬 가꾸기 대상지로 선정한 6곳의 섬 중 하나인 강진 가우도 출렁다리 전경./전남도 제공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민선 3·4·5기(2004-2014년) 시절 추진된 전남도의 테마섬 등 섬 관련 정책과 달리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선 6기 ‘이낙연호(號)’의 섬 정책은 브랜드 시책 ‘가고 싶은 섬 가꾸기’로 요약할 수 있다.

이낙연 지사가 가고 싶은 섬을 핵심 정책 방향으로 설정한 것은 타 시·도와 차별화된 전남만의 비교 우위 자산인 섬 등 해양자원을 아름답게 가꿔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 지사는 지난해 7월 취임을 전후해 수차례에 걸쳐 고건 전 총리,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등과 관련된 섬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등 섬 정책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었다.

이 지사는 지난해 10월 정례조회 석상에서 “국제파워보트대회를 주관한 대회 국제협회 회장이나 1960년대 주한 일본 대사를 지냈던 국제적 인사들이 목포 앞바다를 ‘지중해보다 아름답다’고 표현하고 국내 재계 유력 인사들도 전남의 해변과 섬을 남프랑스만큼이나 아름답게 꾸미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며 “사람들의 눈은 이미 거기(해변 관광자원)까지 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 우리 스스로 섬과 해변을 매력 있게 만들자”고 주문한 바 있다.

◇대규모 개발 아닌 소프트웨어로 승부=전남도가 올해 초 발표한 가고싶은 섬 가꾸기 10개년 계획은 섬 관광객 증가에 방점을 찍고 있다. 2013년 말 현재 609만명 수준이 전남 섬 여행사 수를 10년 후 1천200만명까지 2배 가까이 늘린다는 계획이다.

가고싶은 섬 추진 전략은 ▲섬 고유 생태자원의 보존과 회복 ▲매력적인 섬 문화 관광자원화 ▲주민과 지자체가 함께하는 섬 가꾸기 등이다.

사업의 기본 방향은 섬의 정체성을 유지·보존하는 섬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분위기를 확산하는 것으로 잡았다. 여기에는 섬 경관자원을 잘 보전·정비하는 것이 곧 ‘섬 가꾸기’라는 이 지사의 소신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역특성을 살린 창의적 아이디어와 콘텐츠 발굴, 정겨운 섬마을 인심과 토속 음식의 상품화, 다양한 테마를 활용한 섬 휴양마을 육성 등 대규모 개발을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승부를 걸겠다는 포석이다.

●가고 싶은 섬 연차별 투자계획
(단위=억원)
이를 위해 섬 자원의 체계적인 조사·정리를 통한 창의적 사업을 발굴하고 전통문화의 발굴·복원으로 새로운 섬 문화 콘텐츠를 창출할 계획이다. 화가와 소설가, 시인 등 예술인들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인문학적 요소를 발굴하고 여행자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역사·문화 자원 스토리텔링도 병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주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체험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 어촌체험, 전통문화, 문화예술, 휴식과 치유 등 다양한 테마를 활용한 섬 휴양마을 육성도 이뤄진다.

◇주민·지자체·전문가 함께 하는 섬 가꾸기=특히 주민과 지자체가 함께 하는 섬 가꾸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마을 소득 창출로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주민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주민·지자체·전문가의 소통과 협력 등이 추진된다.

우선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소득창출 사업을 발굴하고 사업 참여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 지역주민 주도의 자립 경영이 가능하도록 특산물 판로 개척 및 기술 개발, 회계운영 등 경영기반 마련을 위한 교육·컨설팅이 추진된다. 전문가 초청 주민 역량강화 교육, 선진지 견학, 컨설팅 추진, 찾아가는 섬 마을 아카데미, 모바일(스마트폰) 교육 등 주민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민·지자체·전문가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찬회와 워크숍, 토론회, T/F 회의 등을 수시 개최하고 계획 단계부터 최종 평가까지 전문가 컨설팅 체계 구축 등에도 주안점을 둘 방침이다.

◇10년간 24개 섬에 2천633억 투입=가고 싶은 섬 사업 대상지는 2024년까지 총 24개 섬에 이른다.

올해 6개 섬을 선정하고 내년 이후에는 매년 2개 섬을 시·군 공모 등을 통해 발굴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 2월 여수 낭도, 고흥 연홍도, 강진 가우도, 완도 소안도, 진도 관매도, 신안 반월·박지도 등 6개 섬을 올해 사업 대상지로 결정,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선정 기준은 섬의 독특한 생태, 자연, 문화, 역사 등 자원 보유 여부, 시·군 및 섬 주민의 참여 의지, 사업의 적합성, 창의성, 실현가능성, 지속가능성 등이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자문위원 중 7-10인 이내로 평가단을 구성키로 했다.

전남도는 도입기, 본격기, 성숙기 등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도입기(1차년도)에는 주민역량 강화 및 섬별 추진계획 수립이 이뤄진다. 주민협의회 구성, 현장 견학, 섬별 마스터플랜 수립을 통한 구체적 사업 발굴 등이다. 본격기(2-4차년도)에는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홍보 작업이 진행된다. 성숙기(5차년도)는 사업 종합 평가 후 주민 주도로 지속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총 2천633억원(국비 1천64억원, 도비 564억원, 시·군비 1천5억원)이다. 전남도는 가고 싶은 섬 사업에 매년 48억-112억원의 예산 편성하는 한편, 매칭을 통한 시·군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관광객 증가, 섬인구 감소 억제, 주민 소득 증대 등 크게 3가지다. 매년 섬 여행자 60만명 증가를 목표로 10년 뒤 1천2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또 매년 귀어가 50가구 증가 계획을 추진, 2024년까지 총 760가구가 귀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3천900만원 수준이 섬 주민 소득을 10년 뒤 5천900만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가고 싶은 섬, 살고 싶은 섬
김병주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섬은 외딴 곳이다. 육지에 비해 정말 많은 것이 불편해서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늘 (육지처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섬에 다리를 놓고 포장도로를 만들었다. 집을 새로 짓고 돌담을 부숴 옹벽을 만들었다. 전봇대를 세우고, 경지 정리와 수리시설을 했다. 이렇게 섬은 더 육지스러워졌지만 그만큼 더 흔해져 버렸다. 사람들은 살기 좋아졌다고 하지만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가치가 높다는 것은 무엇을 얘기하는가? 흔하지 않은 것,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것들이 바로 가치있는 것이다. 우리가 섬에서 보고 싶은 것은 잘 정리된 황금색 가을 논인가, 아니면 거칠지만 불그스레하게,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는 수수밭인가?

청산도의 잘 보존된 돌담과 구들장논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소중한 자원이다. 여기에 ‘느림’이라는 상품이 더해져 연간 30만명이 넘는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역발상과 창조적인 관점을 통해 지역의 숨은 가치를 발견하고 여기에 새로운 상품을 더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가고 싶은 섬’이다.

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로 향하고 죽는다는 말인데 죽어서라도 고향땅에 묻히고 싶어 하는 마음을 뜻하기도 한다.

‘가고 싶은 섬’은 내 아이들이 돌아갈 고향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마음이다. 고향이 없는 이런 아이들에게 일상의 톱니바퀴 같은 삶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훌훌 털고 마음 편히 쉬고 올 수 있는 그런 ‘고향’ 같은 곳을 만들어 주고 싶다.

지역 주민은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다. 지역의 고유문화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 섬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풍경이 좋아도, 먹을 것이 많아도 사람 사이의 ‘관계’가 깨지고 나면 가고 싶지도 살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섬 사람이 주인이 되고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이제껏 해 본 적 없던 일들을 해 보려고 한다. 합창단을 만들어 함께 노래를 하고, 마을 전체를 미술관으로도 꾸밀 것이다.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할 소득사업을 발굴하고 마을기업을 키울 것이다. 커뮤니티센터를 만들어 마을공동체의 기반이 되게 하고, 외부와의 소통의 창구로 만들 것이다.

지난 세월 쉴 새 없이 달려온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아주 천천히, 함께’ 가보려고 한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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