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시골집 마루에서 친구들과 밤하늘 별빛을 바라보면서 윤형주의 ‘두 개의 작은 별’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이 물들은 밤 같이 까만 눈동자… 라는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나곤 한다. 이렇듯 어린 시절 밤하늘을 수놓았던 별빛이 요즘 화려한 광고조명과 과도한 공간조명으로 대변되는 ‘빛공해’로 인해 더 이상 도시의 밤하늘에서 별을 찾기란 쉽지 않다.

‘빛공해’란 불필요하거나 필요 이상의 인공 빛이 인체나 자연환경 등에 피해를 주는 현상을 말한다. 조명효과가 의도하지 않은 구역까지 침투하여 피해를 입히는 ‘침입광’, 강렬한 빛에 눈이 노출되어 시각이 마비되는 ‘눈부심’, 한 장소에 과도하게 조명이 사용되어 혼란스러움을 유발하는 ‘군집된 빛’ 등이 있다.

빛공해는 사람의 생체리듬을 방해하여 불면증, 우울증, 암, 고지혈증 등을 유발하고, 운전자에게는 일시적인 시각장애를 일으켜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동·식물의 번식률을 감소시켜 멸종 위기까지 다다르게 하는 등 생태계도 커다란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비용도 늘어나게 한다. 광주시 빛공해환경영향평가결과를 보면 주거지역 46%, 상업지역 40% 이상이 빛방사허용기준을 초과했다. 이를 적정한 밝기로 줄이면 에너지 절약으로 이어져 건축물 조명의 경우 37.5%, 가로등의 경우 46.5%의 전력소비가 절감될 것으로 예측된다. 에너지의 95%를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하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광주시는 이러한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를 방지하고자 2014년부터 조례 제정, 빛공해방지 위원회 구성, 환경영향평가, 빛공해 방지계획 수립 등을 통해 빛공해 방지 기반을 마련하고, 시 전역(501.18㎢)을 ‘조명환경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금년 1월1일부터 전면 시행했다.

‘조명환경관리구역’은 제1종 보전녹지·자연녹지·보전관리 지역, 제2종 생산녹지·농림 지역, 생산·계획 관리지역, 제3종 주거지역, 제4종 상업·공업지역이며, ‘관리구역’에서 조명기구를 설치할 경우에는 빛방사허용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다만, 시행이전에 설치한 조명기구는 5년간의 유예기간 안에 빛방사허용기준에 맞게 개선하면 된다.

‘조명환경관리구역’ 적용대상은 공간조명(가로등, 보안등, 공원등, 옥외체육시설), 광고조명(허가를 받아 설치한 옥외광고물), 장식조명(연면적이 2,000제곱미터 이상이거나 5층 이상인 건축물, 숙박·위락시설 조명)으로 구분하는데, 빛방사허용기준을 위반할 경우 조명기구 소유자 등에게는 최대 300만원 이하 과태료와 함께 개선명령이 내려지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최대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추가로 부과된다.

조명기구의 빛방사허용기준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측면 배광이 넓은 LED 조명기구로 교체, 후사광을 차단하는 차광장치 설치, 광량이 낮은 광원으로 교체 등의 방법이 있고, 광고조명이나 동영상은 점멸주기 색변화, 상영 횟수 등을 줄여서 저감할 수 있다.

광주시는 ‘조명환경관리구역’이 조기에 정착되어 시민들이 빛공해 없는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관별로 역할을 분담하고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에서는 관련기관·단체들과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빛공해 저감 방안 매뉴얼 등을 마련하여 홍보하고, 자치구에서는 조명기구 소유자들이 빛방사허용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도점검을 한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고마운 빛, 필요한 빛은 충분히 확보하되, 불필요한 빛은 최소한으로 줄여 이웃을 배려하고, 동·식물과 밤하늘을 지킬 수 있는 보다 좋은 빛 환경조성으로 어린 동심에 별이 빛나는 밤하늘의 나래를 펼쳐주고, 어린 시절 밤하늘의 별빛 추억이 오래도록 간직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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