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1(목) 18:33
특히 현장에선 소음 탓에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차량 내부 뒤쪽이 아닌 운전석에 설치돼 있는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관련기관들의 점검 또한 제각각이어서 단속 강화를 통해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어린이 통학버스 하차확인 안전장치’는 차량 내부 맨 끝 부분에 설치된 버튼을 눌러야만 시동이 꺼지도록 해 운전자가 차 안에 남아있는 아이를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안전관리 시스템이다.
현재 광주지역 초등학교, 유치원, 특수학교, 학원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통학버스는 지난해 기준 총 800대이며, 어린이집 통학버스는 914대가 등록돼 있다.
도로교통법상 지난해 4월17일부터 어린이 통학버스 하차확인 안전장치를 사용하지 않은 운전자는 범칙금과 벌점이 부과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안전벨의 소음 탓에 아예 사용하지 않거나 운전석 쪽에 안전벨을 부착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한 어린이집 교사 김모(28)씨는 “도입 당시에는 대체로 잘 활용하는 듯 했으나, 현재는 아예 사용하지도 않을뿐더러 시끄러워서 손대는 사람도 없다”며 “안전벨 위치도 차 안 맨 뒤에 설치된 것이 아니라 운전석이나 앞 쪽에 임의 개조 형태로 설치된 경우도 많고, 다들 ‘슬리핑 차일드 체크’ 제도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지만, 크게 관심을 두진 않는다”고 귀띔했다.
유치원 교사 박모(27)씨는 “오히려 실수로 벨을 누른 탓에 놀랄 때가 많고, 유치원 내에서 안전벨 위치를 모르는 사람도 수두룩하다”며 “기계가 불량인 경우도 많은데 현장 점검은커녕 단 한 번도 경찰 단속이나 점검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어린이 통학버스 하차확인 안전장치’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시교육청의 경우 1년에 상·하반기 각각 1회씩 안전점검을 진행하며 동승자 교육, 하차장치 작동 여부 등을 파악한다. 광주시의 경우 안전교통공단, 경찰, 지자체 등과 합동으로 1년에 1회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관리 주체가 다른 탓에 점검도 제각각인데다, 현장에서 지적되는 기계 불량, 임의 개조 등에 대한 단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행정·교육당국은 안전벨 장치 단속 권한은 경찰에 있다며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기계 불량, 임의 개조 등으로 처벌을 받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행정당국 차원에서는 현장에서 장치 시동 여부와 3분 안에 벨이 울리는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범칙금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경찰이 직접 부과하는 것이지, 우리는 권한이 없다”며 “현장에 있는 분들이 잘 지켜야할 문제”라고 나몰라라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기계 불량을 직접 잡아내는데는 무리가 있고, 안전장치 작동 여부, 신고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전수조사를 실시해 보다 실질적인 관리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김동수 기자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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