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허련이 부채에 그린 이 산수도는 문학작품의 하나인 중국 남송대 문인 나대경(羅大經)의 ‘학림옥로’(鶴林玉露)가운데 ‘산정일장’(山靜日長)을 화제로 그린 것이다. 허련은 산정일장의 내용을 그림 여백에 빼곡하게 추사체로 써 놓았다. 내 집은 깊은 산 속에 있어 매년 봄이 가고 여름이 올 때면 푸른 이끼 섬돌…2022-07-12 19:13

‘벽파진에서’ (碧波津) 정유년 무렵의 일은 최고로 위태로웠으니 丁酉年間事最危(정유년간사최위) 벽파정 앞이 왜적 깃발로 완전히 뒤덮였지 碧波亭外盡倭旗(벽파정외진왜기) 역사는 악의가 모함 받은 날을 가련해했고 史憐樂毅罹讒日(사련악의리참일) 하늘은 분양이 복권되도록 보살펴 주었다 天眷汾陽起廢時(천…2022-06-21 19:25

아름다움을 찾아 또 향기를 찾아 尋豔複尋香 한가한 듯 바쁜 듯 似閑還似忙 아지랑이 피면 풀 속에 숨고 暖煙沈蕙徑 가랑비 내리면 꽃송이에 잠든다. 微雨宿花房 서재에서 가벼이 꿈을 좇다 書幌輕隨夢 무대에선 예쁘게 단장하니 歌樓誤采妝 봄바람 몰래 뜻을 두어 春風深託意 무희…2022-06-07 20:46

임금께 절을 올린 뒤에 영평으로 돌아가며 (肅拜後 歸永平) 임금님 은혜 보답할 방법 없어 마음 어긋났는데 答恩無術寸心違(답은무술촌심위) 쇠잔한 몸을 추슬러 들판 사립문으로 돌아갑니다 收得殘骸返野扉(수득잔해반야비) 한 점에 해당하는 종남산은 점점 멀리 보이는데 一點終南看漸遠(일점종남간점원)…2022-05-11 23:58

「식영정 제1영 ‘서석산의 한가한 구름’〔息影亭1 瑞石閑雲〕」 뭉게뭉게 피어오른 산마루 구름 溶溶嶺上雲(용용령상운) 조금 나왔다 되레 사라져버리네 纔出而還斂(재출이환렴) 그 누가 구름처럼 하릴없을는지 無事孰如雲(무사숙여운) 서로 바라봐도 둘 다 싫지…2022-04-12 19:29

모든 꽃 떨어진 후 홀로 피어나서 衆芳搖落獨暄姸 작은 동산의 풍정을 모두 다 차지하였네. 占盡風情向小園 성긴 그림자 비스듬한 가지는 맑은 물 위에 비치고 疏影橫斜水淸淺 은은한 향기는 달이 뜬 황혼녘에 짙어오네. 暗香浮動月黃昏 米山 고목(古木)의 매화 두 그루가 서로 뒤엉켜 백매와 …2022-03-29 19:47

‘채광’은 목재 허행면이 고흥군 소재 금광채굴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린 것이다. 2m에 가까운 큰 화면에 금광을 채굴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이 그림은 허행면이 1943년 제22회 조선미술전람회(이하 선전)에 입선한 ‘자원개발’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 1930년대 불어닥친 금광 열풍 - 1930년대 한국은 이른…2022-03-15 19:23

'죄맥'(罪麥) 곡식이라 불린 것이 수백 가지인데 號穀數爲百(호곡수위백) 가증스러운 것은 오직 보리로다 可憎者惟麥(가증자유맥) 수많은 나쁜 자질로 속여서 謬以衆惡質(류이중악질) 궁핍함 틈타 백성 식량에 참여했구나 承乏參民食(승핍참민…2022-03-01 19:08

구성 수령 시절에 감회를 우연히 읊다 '宰龜城時 感懷偶吟' 목숨은 이미 천년만년 살기 어려운 일이거늘 壽已難千千萬萬(수이난천천만만) 중양절과 삼짇날 놀음을 어찌 저버릴 것인가 遊何負九九三三(유하부구구삼삼) 평생 학창의 입고서 쓸쓸한 마음을 품었는데 平生鶴氅蕭蕭意(평생학창소소의) …2022-02-09 19:13

'소쇄원사십팔영 제1영 작은 정자 난간에 기대어' 瀟灑園四十八詠1 小亭憑欄 소쇄원의 빼어난 경치 瀟灑園中景(소쇄원중경) 온전히 소쇄정을 이루었다 渾成瀟灑亭(혼성소쇄정) 눈 쳐들면 상쾌한 바람 불어오고 擡眸輸颯爽(대모수삽상) 귀 기울이면 구슬 소리 들린 듯해 側耳聽瓏…2022-01-26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