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매일신문은 방송과 신문을 결합한 융·복합미디어 광주매일TV를 개국했다. 호남지역 신문사 최초 시도다. 신문사가 인터넷 공간에서 TV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데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와 격려의 말을 해왔다. 그리고 공통적인 질문은 TV를 하게 되면 신문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아니다. 신문 기사를 더 확대하고 보다 많이 보도록 하기 위한 도구다.

옛날에는 길거리나 사무실에서 신문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엔 거의 없다. 대부분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를 본다. 특히 1981~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엄세대는 정보를 얻기 위해 신문을 보지 않는다. 대신 검색을 한다. 포털 사이트가 선생님이다. 이런 바람을 타고 종이신문의 부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종이신문이 제공한 뉴스의 열독률은 모바일 인터넷 등을 통해 급증하고 있다. 광주매일신문 역시 종이 구독자보다 온라인 구독자가 더 많다. 더군다나 페이스북 등 SNS를 쓰는 사람이 늘면서 전체적인 뉴스 소비량은 대폭 늘어났다. 이제 신문의 기사는 더 이상 지면에 갇혀있지 않고 인터넷에 다양한 형태로 가공돼 새로운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시대다.

필자는 광주매일신문을 경영하면서 광주매일신문에 게재된 질 높은 기사의 가치를 보다 깊고 넓게 펼칠 방법이 뭔가를 고민했다. 기사를 보기 좋게, 다양하게 변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털이나 스마트미디어와의 상생 차원의 제휴나 융·복합을 통한 영역확장을 통한 뉴스 서비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인터넷TV 형식의 광주매일TV를 개국하게 되었다.(m.kjdaily.com)

사실 이런 파격적인 혁신은 신문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방송에서는 더 빨랐다. 언제부턴가 TV보다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보고, 본방사수의 수고 대신 TV앱을 통해 지난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것이 익숙해졌다. 시청자에게 일방적으로 내보내졌던 방송은 이제 시청자의 댓글 반응으로 프로그램의 방향까지 결정받는 쌍방향 방송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 미디어생태계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끊임없이 파괴적 혁신을 이어왔고 우리는 이러한 미디어의 혁신적 변화를 ‘스마트미디어’라고 일컫고 있다.

광주매일TV는 ‘가장 발달된 신문컨텐츠와 스마트미디어의 융·복합, 그 행복한 만남’이다. 이미 강원도나 경상남도 충청도 경기도의 지방신문들은 이런 시도를 오래전부터 계속해왔다. 호남권 신문사에서는 등한시했던 신문사의 인터넷TV 개국을 광주매일신문이 최초로 시도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호남지역의 스마트미디어 발전에 큰 초석이 되리라 믿는다.

그러나 평범하게 여겼던 기존의 기득권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다양하게 결합해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무엇보다 열린 시각이 필요하다. 익숙한 사물을 익숙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타성이 아니라 낯선 방식이지만 합치고 나누고 변화시켜보려는 도전 정신이 필수적이다. 그래야 정말로 가치 있고 새로운 사물을 잉태할 수 있다.

애플의 신화를 만들어낸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크리에이티브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즉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던 것들, 다시 말해 유(有)와 유(有)를 결합해 새로움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갈파한 적이 있다.

창업대국으로 주목받는 이스라엘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후츠파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후츠파 정신이란 ‘담대함’이나 ‘저돌적’을 뜻하는 히브리어로 형식의 파괴, 상상력과 융합, 끈질김 등을 근간으로 한다.

광주매일신문의 광주매일TV는 크리에이티브 후츠파정신을 추구하고자 한다. 이 시대의 상품의 가치는 감성코드와 문화코드에 의해 정해지는 시대다. 그리고 이 추세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예전 아날로그 시대에는 기술과 문화를 분리해 다루는 것이 가능했겠지만 디지털 시대에 들어 기술과 문화가 융합되고 미디어와 콘텐츠가 융합되는 시대에는 기술개발-콘텐츠기획-제작-유통-소비-소비자참여-재투자의 사이클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하고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행할 수 있는 체계가 절실히 요구된다.

필자는 이종(異種)산업간 결합인 컨버전스는 개별 제품이나 서비스 효과의 단순 총합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한다고 본다. 광주매일신문은 언론의 융복합 시대라는 전인미답의 길을 먼저 걸어 나가면서 열악한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하나의 기사가 다양한 형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통합사이트를 통한 페이스북, 카톡 등 SNS와의 연계돼 언론의 새로운 정보공유 전파 모델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광주매일TV는 스마트미디어 시대의 선두주자로 패기와 열정, 도전정신을 가지고 미디어의 파괴적 혁신을 통해 지역민의 가장 사랑받는 미디어플랫폼을 구축해, 지방언론의 한계를 극복해갈 것이다. 이제 광주매일신문은 아주 편하게 핸드폰 안으로 들어가 영상의 옷을 입고 독자 여러분이 언제어디서나 가장 손쉽게, 즐겁게, 유쾌하게 보고 읽을 수 있는 매체가 될 것이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ss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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