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미관과 대기 환경 개선에 이바지하는 가로수가 무성하게 자라 도리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도로 표지판까지 가지가 뻗어져 나가 지명을 식별할 수 없는 곳이 있는가 하면, 전신주 전선과 엉켜 화재 위험이 높은 지역도 있어 시급한 조치가 요구된다. <사진>

8일 오후 광주 북구 우치대로 90번길. 인근에 식재된 가로수 대부분은 가지가 도로 바깥으로 뻗어나간 상태였다.

일부 구간의 경우 도로안내표지판까지 가로수 가지가 뻗쳐 있어 글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전남대학교 정문방향으로 1km 정도 떨어진 곳의 상황도 비슷했다.

이곳 표지판도 ‘무등도서관’이나 ‘무등산’ 같은 지역민과 외지인이 주로 찾는 시설들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바로 밑에서 봐야만 식별이 가능했다.

특히 자동차 주행 중에는 확인이 더욱 어려워 시민들은 ‘있으나 마나’한 표지판 대신 차량 네비게이션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인근 주민 주모(32)씨는 “처음엔 살짝 가리더니, 지금은 절반을 가리고있어 왜 나뭇잎을 그대로 두는지 모르겠다”며 “이곳 지리에 익숙한 사람은 괜찮겠지만 외지인이나 초행길 운전자들은 굉장히 당황하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가로수 잎이 전선을 덮친 곳도 시시로 포착됐다.

광주시 북구 경양로 200에서 북광주세무서로 향하는 구간의 가로수 일부는 전선과 엉켜있는 상태였다.

북부경찰서 인근에서도 이 같은 모습은 포착돼 자칫 전선에서 스파크라도 튈 경우 화재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렇듯 광주 도심 도로 곳곳에 세워진 ‘가로수’들이 관리 부실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고 화재 위험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이를 관리·보수해야 하는 행정 당국은 ‘즉각 조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선 자치구 관계자는 “상시 순찰을 하고 가로수 나뭇잎의 가림 정도를 확인하고 있지만 구의 모든 곳의 현황을 파악하긴 쉽지 않다. 사고 위험이 크고 전부를 가리는 곳 위주로 작업 하다 보니 조치가 늦어지는 일부 구간이 있다”며 “빠른 시일내에 조치가 필요한 곳부터 작업을 진행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대부분 자체작업을 진행하지만 한정된 예산 탓에 높은 가로수 같은 경우는 특수장비차량과 같은 장비가 필요해 공사 발주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전선 같은 경우는 한전과도 협력해야 하는 문제기에 한전과 이야기해 한전이 할수 있는 곳은 인계해 시민의 불편과 안전에 어려움이 없이 일괄처리 하겠다”고 부연했다.

광주시 소방본부 관계자도 “매년 크진 않지만 다른 지역도 가로수 나무와 나뭇잎 때문에 화재가 나는 경우도 있고 광주도 있었다”며 “안전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니, 화재나 사고가 일어나기 사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안태호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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