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민선 8기 최대 현안인 ‘5+1’의 하나인 지산IC 진출로 개통 여부의 정책 결정에 참고할 의미있는 자료라며 용역 결과를 내놨다.

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운전자 가상현실(VR) 주행실험에서 진출로가 터널과 이격거리가 짧아 좌·우측 방향에 관계없이 시야가 확보된 일반적 진출로보다 실패율이 2.4-8배에 달했다. 진출 실패가 사고와 100% 직결되지는 않지만 급정차, 급차로 변경 등 돌발상황으로 인해 2차 사고 위험이 우려됐다. 교통사고 예측에서도 최대 14.3배까지 높았으며, 안전시설물을 보완 설치할 경우에도 위험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차량상충 분석 역시 진출로가 없을 때보다 2.7-7.0배 증가하는 등 불안정한 교통흐름이 발생했다.

연구용역은 지산IC 위치가 잘못돼 개통이 불가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좌측 진출로 안전성 논란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매몰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당초 무등산과 지산유원지, 법원, 조선대 등의 방향으로 접근하기 좋은 최적지로, 교통량 분산과 주민 편의를 위해 추진했던 점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산IC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 동안 사업비 77억원을 들여 설치됐다. 개통도 하지 못한 애물단지 사후 처리 방안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시설 변경, 보완으로도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데,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광주시는 폐쇄 원칙을 강조해 왔으며, 이번 용역은 사실상 객관적 근거 마련을 위한 성격이 짙었다. 시의회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 라는 주장을 펼치는 상황이다. 빠른 시일 내 공식화해야 한다. 오래 끌고 갈 일이 아니다.

예산 낭비에 따른 책임 소재를 다퉈야 하는 것은 물론, 주민 민원을 들어 우측 진출 방식에서 좌측으로 설계 변경 과정 규명 등 후폭풍도 예상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재활용 역시 추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효과적인 대안을 내야 한다. 광주시는 후속 조치를 더욱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한다. 고민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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