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의료비상대책상황실’ 운영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근무중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의료비상대책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광주시는 각 자치구별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는 등 상황 종료 시까지 가동에 들어갔다./김애리 기자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을 한 지 일주일이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전공의들의 복귀 마지노선을 ‘29’일로 못 박으면서 광주·전남 상급종합병원들이 인력 확보 등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정부가 집단사직을 불법으로 규정, 고발·수사 등 강경 대응 방침도 보임에 따라 일부 교수들은 “제자들이 법적 조치를 당한다면 우리가 나설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집단행동을 시사하기도 해 의료대란 장기화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6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본부장 국무총리) 회의를 주재하며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게 “29일까지 여러분들이 떠났던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지나간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남대·조선대병원은 현재 전공의의 80%가량이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전문의 등을 중심으로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복귀 제안을 반기고 있다.

여기에 해당 병원들의 상당수 전임의가 이달 말 종료되는 계약에 대해 연장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의대 4학년 졸업생들도 잇따라 인턴 임용을 포기해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가 병원 비상진료체계 유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전문의 등 대체인력이 투입돼 병원이 비상가동되고 있지만 이미 업무 과부화에 따른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탈한 전공의들이 복귀하면 숨통이 조금 트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전임의마저 나가면 비상 진료 방안을 수립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고 한숨 쉬었다.

한편 광주지검은 이날 광주경찰청·전남경찰청과 합동으로 검경 실무협의회를 개최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는 의료계의 불법 집단행동을 신속·엄정하게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도 지난주 전공의 사직·이탈 사태가 발생한 전남대·조선대병원에서 현장점검을 진행한 데에 이어 이날 다시 병원을 찾아 점검에 나섰으며 추가 ‘불이행확인서’를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불이행확인서는 향후 고발이나 수사 증거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남대병원 한 교수는 “현재까지 병원 교수들의 집단행동은 논의하고 있지 않지만, 제자(전공의)에 대한 법적 조치가 이뤄지면 교수들도 제자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반발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병원 한 전문의도 “병원 교수들의 집단행동은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정부 방침에 따라 전공의들의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함께 행동에 나설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기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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