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전국시민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흘째인 28일 광주를 찾은 유족과 광주시민 등이 함께 5·18민주광장에서 고인들을 향한 묵념을 하고 있다./장은정 기자

“10년이 지났어도 ‘세월호 참사’는 모두에게 큰 아픔으로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진실을 찾을 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 등 탑승객 476명 중 304명이 사망한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진실과 책임, 생명, 안전한 사회’를 촉구하는 전국시민행진이 28일 광주에서도 펼쳐졌다.

전국시민행진은 지난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나흘째인 이날 광주를 찾았으며 경남, 경북, 전북, 충청, 강원 등을 거쳐 다음 달 16일 서울에서 20박21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세월호참사10주기위원회, 세월호광주상주시민모임 등 100여명은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법원진실마중길-5·18민주광장-남구 푸른길-신암근린공원-서구문화센터 사거리-운천저수지까지 행진했다.

기자회견에서 단원고등학교 2학년7반 고(故) 정동수군의 아버지 정성욱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다. 누군가는 끝났다고 얘기하지만, 가장 중요한 침몰 원인 등은 밝혀지지 않아 세월호는 아직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이 국가가 너무나 원망스럽다. 정부는 참사의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종평 풍암촛불모임 대표와 김옥진 양산촛불모임 대표 그리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 고(故) 오지연씨의 아버지 오영규씨는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등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는 진실 규명,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참석자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생명 존중’, ‘안전사회 건설’ 등이 적힌 노란 깃발과 ‘10·29 이태원 참사 진실규명 특별법 제정하라’는 글귀가 적힌 보라색 풍선 등을 들고 법원진실마중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고사리 같은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나온 어머니와 휠체어에 몸을 실은 전신마비 환자를 뒤에서 밀어주며 함께 발맞춰 걷는 시민 등이 속한 행렬은 30여분이 넘는 시간 동안 불평하는 기색 없이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선두에 선 단원고등학교 2학년4반 고(故) 임경빈 군의 어머니 전인숙(51·여)씨는 “10년이라는 시간보다 앞으로도 쭉 아이들을 볼 수 없다는 그리움이 힘들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픔이 더 커지는 것 같다”며 “우리가 바라는 건 제대로 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진정한 사과밖에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전씨는 이번 시민행진에 함께 해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답답하고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힘을 잃지 말고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 끝까지 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원진실마중길 도착 후엔 지난 2015년 광주지법에서 세월호 재판이 열렸을 당시 광주시민들이 길가에 서서 응원해줬던 모습을 재연하고 일렬로 서서 노란 깃발을 흔들며 “진실 규명”을 외쳤다.

이후 다시 5·18민주광장으로 향한 시민행렬은 남구 푸른길-신암근린공원-서구문화센터 사거리-운천저수지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광주 일정을 마쳤다./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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