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7(목)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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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1980년 5월 계엄군의 민간인 학살 등 ‘국가폭력’이 역사적 사실로 정립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으나 발포 책임자와 암매장 경위 등 핵심 쟁점은 규명하지 못해 특별법에 의해 출범한 위원회도 매듭을 짓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망자 중 135명 총상…집단학살 5곳
조사위는 지난달 29일 직권조사 과제 17건 중 13건에 대한 개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중 10건은 ‘규명’으로, 나머지 3건은 ‘불능’ 결정이 난 것들이다.
규명된 과제 대부분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국가폭력’에 관한 것들이며 보고서에는 피해 사실이 적시돼 있다.
우선 1980년 5월18-27일 광주와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는 166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사망 유형은 총상이 135명(81.3%)으로 가장 많았으며 구타 등 둔력 17명, 차량 12명이다.
같은 기간 ▲광주톨게이트 ▲광주교도소 ▲주남마을 ▲송암동 ▲국군광주통합병원 등 5곳에서 계엄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다. 이로 인해 71명이 사망했고 7명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이며 208명이 다쳤다.
민간인 피해 외에도 조사위는 1980년 5월19일 최초의 총상 사망자 등 다수가 시민군이 무장했던 카빈총에 총격 당했다는 내용을 계엄군의 M16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바로잡았다.
◇“전두환 책임” vs “규명 불능”
불능 3건 중 2건은 ‘5·18 당시 군에 의한 발포경위 및 책임 소재’와 ‘암매장지 소재 및 유해 발굴과 수습’으로 다른 과제에 비해 중요도가 높았다.
그러나 ‘발포책임자 규명’의 경우 실무진인 조사관들과 최종 결정하는 전원위원회의 의견이 달라 불능으로 결론났다.
앞서 조사위 조사관들은 발포 일자 및 장소별 구분 등을 통해 당시 진압에 참여했던 관련자들의 진술을 받아 책임자를 추적하는 ‘상향식’ 조사를 했다.
이를 통해 조사관들은 ‘저격수 배치’, ‘민간인 학살’ 행위는 ‘신군부의 불가피한 자위권 발동’이란 항변 논리를 반박하며 집단 발포 등 작전 상황에 대해 전두환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과잉진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들을 가진 이들에 대해 전두환의 귀에 들어가자 교체됐다’, ‘전두환 허락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등 당시 군 관계자들의 증언도 확보했다.
하지만 전원위원회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부실 조사라고 지적했다. 군에 의한 발포 경위와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선 기존 진술과 신규 확보 진술의 교차 검증이 이뤄져야 하지만 대부분 주장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1980년 5월21일 계엄군에게 발령된 ‘진돗개 하나’가 집단 발포의 실행 체계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는 데도 그 의미를 축소했다며 군 작전에 대한 이해도 및 해석상의 오류를 지적하기도 했다.
행방불명자와 연결되는 암매장 관련 의혹 역시 미완으로 마무리됐다. 조사위는 암매장 추정 제보 구역 21곳에서 총 9구의 유해를 발굴했지만 검사 결과 행불자와 일치한 이들은 없었다.
옛 광주교도소 공동묘지에서 우연히 발굴된 유해 262구 역시 5·18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다수의 시체가 암매장 됐다가 제3의 장소로 옮겨졌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추가 소재지 파악 및 발굴 등의 필요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시민사회 “미흡한 결과 대책 필요”
우선 공개된 13건의 보고서를 접한 광주 시민사회 및 오월 기관·단체는 미흡한 결과에 따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오는 31일까지가 6월 공개되는 최종 보고서에 담길 대국민 권고 사항의 의견을 듣는 기한이라 보고서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공개 시점이 늦은 감이 있고 의견 수렴 기한이 촉박하지만 현재는 결과 보고서에 대한 분석이 중요한 때”라며 “‘불능’ 결정이 내려진 총 6건의 과제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과 연계해 추가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월정신지키기 대책위원회는 “대정부 권고 사항에 대한 의견을 종합하고 있다”며 “향후 공청회, 간담회 등을 통해 광주 시민사회가 ‘불능’ 과제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재영·주성학 기자
안재영·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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