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에 대해 ‘데드라인’이 지났어도 돌아올 경우 처분을 고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전남대·조선대병원 등 광주·전남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들 복귀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던 전임의들마저 계약 종료 또는 임용 포기로 상당수 이탈함에 따라 의료공백 지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전남대·조선대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전남대병원 278명, 조선대병원 114명 등 총 400명 가량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내거나 휴가를 떠나는 것으로 병원을 이탈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전남대병원 119명, 조선대병원 113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집단사직 초기부터 법적 대응 기조를 밝힌 정부는 이탈 전공의들이 지난달 29일까지 돌아오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했으나, 복귀 시한까지 전남대·조선대병원에 돌아온 전공의들은 각각 7명에 그쳤다.

이날까지 추가 복귀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에 따른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대상자는 전남대병원 112명, 조선대병원 106명으로 추산된다.

전임의(펠로우) 이탈도 현실로 다가왔다.

전남대·조선대병원 전임의 신규 채용 예정자 상당수가 임용을 포기하면서 현재 전남대병원엔 약 24명이, 조선대병원엔 7명의 전임의들이 근무하고 있다.

전남대병원의 올해 신규 채용 예정은 52명이었으나 21명이 임용을 포기했고 임용 예정자 중 일부는 병역 문제로 오는 5월부터 근무할 예정이다. 조선대병원 역시 신규 채용 예정자 14명 중 12명이 임용을 포기했으나 최근 1명이 임용 포기를 철회해 신규 전임의 3명과 기존 전임의 4명 등 7명이 일하고 있다.

전공의에 이은 전임의 공백 외에도 이달부터 근무 예정이었던 상당수의 인턴(전남대병원 86명, 조선대병원 36명)들도 임용을 포기해 병원 안팎에선 의료공백이 지속·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이날 지역 한 대학병원에 진료를 보러 온 시민 박모(58)씨는 “평상시에 비해 대기 환자 수는 많은 것 같지 않은데, 기다리는 건 30분 이상 길어졌다”며 “언제쯤 제 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광주 한 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을 한 지 이주 동안 현장을 지킨 의료진들은 현재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며 “진료나 수술이 기약 없이 밀리면서 불안감과 불만을 호소하는 환자와 의료계 모두를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정부와 의사협회가 합의점에 이르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전남대·조선대병원을 찾아 미복귀 전공의 현황을 최종 파악하는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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