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7(목)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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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광주 5개 기초의회가 꼭 거쳐야 하는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공청회’로 추진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자치구 공청회에선 ‘월 40만원 인상’에 대해 100% 가까운 찬성률을 보여 주민들이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요식 행위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5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4일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으로 자치구의회 의원(기초) 의정활동비 지급 상한을 기존 월 110만원에서 ‘최대 월 150만원’으로 올릴 수 있게 됐다. 시·도의회 의원(광역) 상한선은 기존 월 150만원에서 월 200만원으로 상향됐다.
의정활동비는 의원에게 봉급 개념인 ‘월정수당’과 함께 ‘의정자료 수집·연구비·보조활동비’ 명목으로 매월 지급되고 있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 전에도 꾸준히 인상됐던 월정수당과 달리 의정활동비는 2003년부터 20년간 한 차례도 오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광주 각 자치구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34·35조에 의거,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심의위원회’를 꾸린 뒤 1차 회의를 모두 마쳤다.
5개 자치구 심의위원회의 1차 회의 날짜는 서로 달랐지만 인상을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주민 의견 수렴 방식을 ‘공청회’(동구·서구 3월4일, 북구 3월5일, 남구·광산구 3월6일)로 정한 건 모두 동일했다.
공청회를 통한 의견 수렴 방식을 놓고 일각에선 실효성·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5개 자치구 공청회가 모두 평일에 열려 생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이번 심의를 통해 2026년 제9회 지방선거 전까지 앞으로 2년여 동안 현 의원들의 의정활동비를 확정하는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한 차례에 불과한 공청회로 주민 의견을 ‘폭넓게’ 수용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주민 의견 수렴은 ‘여론조사’ 방식으로도 가능하지만 5개 자치구 심의위원회가 모두 ‘공청회’를 택한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이와 관련, 광주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이전부터 의정비 심의위원은 물론, 공청회 등 관련 절차에 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한 인사가 들어가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의원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 같은 상황을 방증하듯 5개 자치구 심의위원회 모두 1차 회의에서 최대 상한선인 ‘월 150만원’까지 ‘40만원 증액’을 공청회 안건으로 도출했다.
해당 안건이 공청회를 거쳐 2차 회의에서 최종 결정되면 역대급 세수 결손 상황에서 광주 5개 자치구의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상분이 소급 적용되는 올해 1월부터 임기가 끝나는 2026년 6월까지 30개월간 매월 ▲북구 800만원(20명) ▲광산구 720만원(18명) ▲서구 520만원(13명) ▲남구 440만원(11명) ▲동구 280만원(7명)을 추가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총액으로 환산하면 추가 소요 예산은 ▲북구 2억4천만원 ▲광산구 2억1천600만원 ▲서구 1억5천600만원 ▲남구 1억3천200만원 ▲동구 8천400만원에 달한다.
추가 지출액은 결국 세금으로 충당하는 만큼 폭넓은 주민 의견 수렴이 중요하지만 ‘월 40만원 인상’에 대해 전날 공청회가 열린 동·서구는 100% 가까운 찬성률을, 이날 북구 공청회 역시 대부분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형식적 절차와 다름없는 공청회에 참석자들이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북구 공청회의 경우 시작 전 회의장을 찾았던 일부 현역 의원들이 개최 후 또는 중간에 퇴장하기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4·5일 공청회에 참석한 참여자치21 관계자들은 “20년 만의 인상인 만큼 올려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할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면 의정활동비 인상 과정은 물론, 지출 내역도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의견 수렴 방식이 대부분 공청회로 진행되고 있는데 정말로 관심이 있어 평일을 할애해 나오는 주민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교환할 수 있는 새로운 의견 수렴 모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광주 5개 자치구는 공청회를 마친 뒤 2차 회의를 열어 최종 의정활동비 지급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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