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부소방서는 19일 오후 대인시장 등 관내에서 긴급상황 발생시 골든타임의 범시민적 관심과 동참 분위기 조성을 위해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실시했다./김애리 기자

“시민과 상인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지름길 입니다.”

19일 오후 2시께 광주 동구 대인시장.

광주 동부소방서가 주최한 ‘길 터주기 훈련’ 시작 시간이 되자 붉은 사이렌 빛과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훈련은 지휘차, 펌프차, 순찰차 등을 포함한 총 4대가 투입됐고 소방관 10여명, 의용소방대원 50여명이 참여해 ‘대인시장-남광주시장-예술의 거리-충장동 행정복지센터 인근-전자상가 거리’ 순으로 진행됐다.

선두에 선 지휘차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 시작합니다”라는 멘트가 나오자 펌프차 2대가 차례로 시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시장 골목을 지나는 내내 지휘차에 탑승한 소방대원은 외부 스피커를 이용해 “소방차 길 터주기에 적극 동참합시다”, “소방차에게 양보운전을 하지 않을 경우 도로교통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등의 홍보 문구를 안내했고 미리 갓길에서 대기하고 있던 의용소방대원들이 이에 맞춰 홍보 팻말을 흔들었다.

소방차가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장을 보고 있던 일부 시민들이 사이렌 소리에 잠시 놀라는 듯 했으나 대부분 곧장 옆으로 몸을 피하거나 잠시 멈춰서서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굳이 크게 사이렌을 울리지 않아도 시민들과 차량 운전자들은 갓길로 이동해 길을 만들어 주는 등 대체적으로 원활한 모습을 보였으나, 일부 구간에선 불법주정차 인해 훈련이 지체되기도 했다.

실제 전자상가 거리로 들어서자 양옆의 불법주정차로 인해 소방차가 쉽사리 빠져나가지 못하고 애를 먹었으며, 길목 중간에 주정차를 해둔 뒤 자리를 비운 운전자로 인해 10여분가량 움직이지 못한 채 멈춰서 있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유우상 동부소방서 훈련주임은 “이전과 비교하면 많은 시민들이 길 터주기에 동참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면도로 등의 불법주정차로 인해 여전히 진입이 어려운 구간들이 존재한다”며 “시민들과 상인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위급 상황 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봉 동부소방서 119 재난대응단 현장지휘 1팀장은 “최근 동구 지산동 제2순환도로 터널 안에서 차량 간 5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현장에 있던 차량들이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길을 열어주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주기적인 길 터주기 훈련 등을 통해 그러한 인식들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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