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등은 19일 광주 서구 5·18교육관에서 ‘진조위 보고서 검토회’를 열었다./안재영 기자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진조위)가 내놓은 보고서를 검토한 민변과 광주시의회 등이 “사법부 판결보다 후퇴한 조사 결과”라고 비판했다.

특히 직권조사 사안에 대해 ‘규명’과 ‘불능’ 두 가지로만 결정을 내린 것은 있었던 사실이 없었던 일로 왜곡되는 ‘단초’가 될 수 있기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등은 19일 광주 서구 5·18교육관에서 진조위 보고서 검토회를 열었다.

앞서 두 단체는 진조위가 지난달 29일부터 순차 공개한 직권조사 과제 개별 보고서를 검토했다.

검토 결과 두 단체는 사법부의 판결보다 후퇴한 내용이 다수 담겨 있음을 발견, 지적했다.

군·경 피해 사례 중 하나인 ‘권용운 일병’ 사망에 대해 2022년 9월14일 광주고등법원에서 ‘계엄군 장갑차의 후진으로 무한궤도에 깔렸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 시민들이 운전한 장갑차에 들이받혀 죽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기술한 게 일례다.

직권조사 사안에 대해 ‘불능’이라고 결론을 내리면 마치 없었던 일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암매장 관련 조사의 경우 불능 결정이 난 주된 이유가 관련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행방불명자의 유해를 발견하지 못해서인데, 이는 문자 그대로 찾지 못했을 뿐이지 그 사실이 없었던 게 아니어서다.

전남 일원 무기고 피습 사건도 시점을 두고 의견이 갈린 상황에서 오후가 맞다고 판단한 전원위원들이 오전으로 내려진 결론에 동의하지 못해 최종 불능을 결정했다.

두 단체는 이같은 내용에 대해 “황당하다”고 개탄했다.

진조위 보고서 분석을 별도 진행하고 있는 5·18기념재단의 평가도 마찬가지였는데, 후퇴한 조사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어 각각의 의견을 모아 검토 후 제출하자고 뜻을 모았다.

김정호 민변 광주전남지부 5·18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도 참을 수 없지만, 객관적인 법원의 판단보다 후퇴한 ‘허위 사실’이 보고서에 담겨 있다”며 “당초 조사 사안이 아니었던 군·경 피해의 경우 다른 보고서와 모순되는 내용이 많아 국가보고서에 배제해야 할 필요성도 느낀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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