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가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사법부 판결보다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를 별도로 분석 중인 5·18기념재단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두 단체는 군·경 피해 사례 중 하나인 ‘권용운 일병’ 사망에 대해 2022년 9월14일 광주고등법원에서 ‘계엄군 장갑차의 후진으로 무한궤도에 깔렸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 시민들이 운전한 장갑차에 들이받혀 죽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기술한 것 등을 들었다. 암매장 관련 조사의 경우는 불능 결정이 난 주된 이유가 진술을 확보했음에도 행방불명자의 유해를 발견하지 못해서인데, 마치 없었던 일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제기했다. 광주 시민들은 일부 진전도 있었지만 성과가 미흡한데다 ‘불능’이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4·10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5·18을 왜곡·폄훼하는 망언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과 함께 그 전제로 정부와 국회 등에 제출될 진상규명 보고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발포 책임자, 암매장 사건 등 모든 국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제대로 완성돼야 하는 것이다.

1980년 당시 전두환 신군부가 만든 불순세력 폭도라는 가짜뉴스가 40년이 넘도록 떠돌고 있다.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아이러니다.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출범했다. 슬로건은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이다. 세대와 세대를 넘어, 기억과 국가를 넘어, 또 현재 처해있는 각종 위기를 뛰어 넘을 힘이 되는 오월을 만들어 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선거가 끝난 뒤 6월 중 최종보고서가 나온다. ‘미완’으로 남아선 안 된다. 역사적 책무를 저버리는 행태이기 때문이다. 진실을 명백히 밝혀야 명예 회복과 동시에 합당한 처벌이 가능하다. 통합을 이루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철저하게 보완해 기록해야 한다. 보다 명확하게 정립돼야 한다. 광주 공동체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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