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증원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정부는 전남대학교를 비롯한 거점국립대의 경우 정원을 200명으로 확대하는 등 지역과 필수 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남권 국립 의대 설립 추진도 명시돼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정부와 의사단체의 대립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더욱 극한의 대립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의료 격차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전체 증원 2천명 중 비수도권에 82%인 1천639명을 집중한 반면, 수도권인 서울에는 한 명도 없고, 경인권에 18% 361명을 배정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전남대는 기존 125명에서 75명이 늘었다. 조선대는 25명을 더해 최종 150명으로 조정됐다. 전남대는 “의료 인재 양성이라는 거점국립대로서의 사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조선대는 “교육 환경을 점검하고 정비해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남은 고무돼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문에 이례적으로 지역을 특정하고 의대 신설 방침을 공식화했다. 전남도는 “200만 도민이 제때 제대로 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게 됐다”며 설립 방안을 조속히 마련, 정부와 긴밀히 조율하겠다고 환영 입장이다.

정부의 정면 돌파에 의료계와 대치는 파국 직전의 분위기다. 광주시의사회는 “시종일관 정책을 일방적이고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끝내 대화하지 않겠다고 하니 더 이상 논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집단 이탈한 상급종합병원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으며, 전남대와 조선대를 포함해 병원을 지키는 의대 교수들의 사직도 눈앞에 가시화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하다. 각기 명분을 챙기고 실리도 얻는 합당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들은 의대 증원에 동의하고 있다. 또 인력과 시설·기자재 확충 등 의학교육 역량도 제고해야 한다. 지방 의대를 나온 뒤 머물 수 있도록 지원 대책에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정부는 강경 원칙에서 보다 유연하게 대화에 나서야 하며 의사들도 환자 곁에 머무르며 타협을 시도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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