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으로 주남마을에서 계엄군에 의해 희생됐던 고(故) 박현숙 열사의 추모비가 모교인 송원여자상업고등학교 교정에 세워져 20일 오전 10시 제막식을 갖는다.<사진>

19일 박현숙 열사 추모회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당시 박 열사는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희생된 이들의 장례를 돕는 활동을 해왔다.

당시 광주 시내 곳곳에선 넘쳐나는 희생자들로 인해 장례를 치르기 위한 관(棺)이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었는데, 때마침 화순군으로부터 여분의 관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박 열사를 포함한 시민 17명이 버스에 올랐다가 매복해 있던 계엄군의 총격으로 희생됐다.

박 열사 추모비 제막식에는 교사, 학생회 간부, 5·18재단 및 유가족협의회, 추모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오준환 송원여상 교장은 “추모비에 ‘그날’을 다 담아내진 못하겠지만 박현숙 열사 기념 공간의 존재 자체가 후배들에게는 일상에서 5·18을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며 “박현숙 열사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진 박현숙 열사 추모회장은 “박현숙 열사의 희생은 5·18민주화운동이 갖고 있는 공동체정신과 대동세상의 의미를 우리 사회에 심어 준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그 정신을 지켜나가며 상생과 희망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앞으로 후대에게 남겨진 과제들”이라고 밝혔다./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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