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원권 강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오는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광주시당·전남도당 위원장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6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원권 강화를 위해 당헌·당규의 전반적인 조항을 손질하고 있으며 전당대회 명칭도 기존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전국당원대회’로 고치는 작업에 들어갔다. 명칭에서부터 당원을 부각시킨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단 민주당은 시·도당 위원장 선거제도 개편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시·도당 위원장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 비중은 50대50인데, 권리당원 표 비중을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수준까지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전당대회 표 반영 비율을 ‘60대1’(권리당원 60표가 대의원 1표)에서 ‘20대1 미만’으로 바꿨다. ‘당원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3배 이상 올려놓은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쥔 시·도당 위원장 선출부터 이처럼 당원권이 대폭 강화되면서 이미 친명계로 넘어간 당내 헤게모니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광주의 경우 이미 광주시당위원장 도전 의사를 밝힌 ‘원외인사’ 강위원(51) 더민주혁신회의 공동대표에게 현역 국회의원들이 허를 찔렸다는 관측이다.

더민주혁신회의는 이재명 대표의 차기 대권을 위한 강력한 외곽 조직으로 이번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모두 31명의 국회의원 당선자를 배출했다.

그동안 광주시당위원장은 통상 현역 국회의원 간 경선을 하거나 선수와 나이 등을 고려해 합의 추대해 왔으나 원외인 강 공동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현역 의원과 경선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현재 민주당 소속 광주 국회의원 8명 중 민형배(광산을) 의원만 재선, 나머지 7명은 초선이다.

광주의 대표적 친명인 민 의원은 8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직에 도전할 뜻을 이미 밝힌 바 있어 시당위원장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고위원에 당선될 경우 2년 뒤 지방선거에서 현 강기정 시장 대항마로 광주시장직 도전이 유력하다.

지역 정가에서는 현역 의원(당선자) 중 광주시당 위원장에 도전할 후보는 초선 7명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양부남(63·서구을) 당선자와 예산·재정 전문가인 안도걸(59·동남을) 당선자 중 1명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차기 광주시당 위원장 경선은 현역 국회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당선자 1인과 당원권 강화 조치의 수혜를 입게 될 ‘친명계 외곽조직’ 원외인사 1인 간 양자 대결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의 경우 재선인 주철현(여수갑)·김원이(목포) 의원이 전남도당 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10명의 국회의원 중 당직은 후배들에게 양보한다는 입장인 박지원(5선, 해남·완도·진도) 의원, 이미 도당 위원장을 지냈던 이개호(4선, 담양·함평·영광·장성)·서삼석(3선, 영암·무안·신안)·신정훈(3선, 나주·화순) 의원, 그리고 초선인 권향엽(순천·광양·곡성·구례을)·김문수(순천·광양·곡성·구례갑)·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조계원(여수갑) 당선자를 빼면 주·김 의원만 자연스럽게 남는 형국이다.

광주와 달리 전남은 다선과 초선이 골고루 섞여 있어 위계 질서가 살아있는 데다, 그동안 선수와 나이를 고려한 합의 추대 전통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경선은 없을 전망이다. 이 경우 주 의원이 65세, 김 의원이 56세여서 주 의원 쪽으로 합의 추대할 가능성이 높다.

주 의원은 전남의 대표적 친명계 의원이기도 하다./김진수 기자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