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대표(또는 최고위원)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거 1년 전 사퇴하도록 한 현행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2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무위원회는 3일 당헌·당규 개정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대선 출마 당 대표 사퇴 예외규정안’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당헌·당규TF가 마련한 방안은 기존 ‘대선 1년 전 사퇴’ 조항에 ‘상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사퇴 시점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첨가하자는 것이다.

민주당의 경우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 대표가 2027년 3월 치러지는 차기 대선에 나서려면 1년 전인 2026년 3월까지 물러나야 하는데, 현행 당헌·당규대로라면 대표가 없는 상태에서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따라서 이번 당헌·당규 개정 추진은 연임 가능성이 나오는 이재명 대표 체제로 2026년 지방선거를 끌고 가겠다는 친명계 의원들과 원외 강성 당원들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이 방안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당 주류가 이재명 대표의 연임에 대비해 사전 포석에 나선 것”이란 노골적인 불만이 나오고 있다.

연임이 유력시되는 이 대표가 지방선거 공천권을 행사하고, 대선 후보 경선 직전까지 당 대표로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1년 전 지도부에서 물러나도록 한 현행 당헌·당규가 과연 민주당 집권 전략에 부합하느냐는 문제 제기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돼 왔지만, 결국 이재명 대표의 ‘일극체제’를 심화할 것이라는 반대론자들의 우려다.

이 대표의 연임 자체에 대한 여론이 결코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현 시점에서 당헌·당규를 무리하게 개정할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 연임이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49%, ‘적절하다’는 응답은 39%였다. (전국지표조사,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 남녀 1천4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헌·당규 개정 반대론은 4·10 총선 압승에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맴도는 상황에도 당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이재명 연임용’ 당헌·당규 개정을 밀어붙이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당 대표 사퇴 규정 개정 필요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것은 맞지만, 왜 지금 속도를 내는지는 모르겠다”며 “당 안팎에서 왜 우려가 나오는지 지도부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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