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종합보고서를 대통령과 국회에 제출하며 4년간의 활동을 마감했다. 국가기관에서 보고서를 냈지만 온전한 진실찾기에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왜곡·폄훼의 소지가 다분한 개별사건 보고서 폐기 요구도 거세다.

5·18단체와 광주시민들은 조사위의 한계를 꼬집는다. 무엇보다 발포명령자, 암매장 등 핵심 쟁점을 해결하지 못했다. 발포 명령과 관련해선 전두환에게 책임이 있다고 기재했을 뿐 특정하지 않았다. 헬기 사격도 모호한 표현으로 불명확하게 기술됐다. 새로운 암매장지나 유해 발굴도 없었다. 다만 논란이 일었던 권용운 일병 사망 경위는 시민군이 아닌 계엄군 장갑차에 의해 숨졌다는 법원 판결을 추가했고, 전남 일원 무기고 습격 시간대는 계엄군 발포 이후 시작된 것으로 수정됐다.

물론 44년 동안 묻혔던 군·경 성폭력과 민간인 확인·조준 사격 학살, 사망 사인 및 경위 등 새로운 사실들을 확인하고 5·18 폄훼 주장을 바로잡는 성과를 남겼다. 보수 세력의 ‘북한군 투입설’도 실체와 증거가 없는 허위라고 단정지었다. 그러나 기대 만큼의 결과에는 못미쳤다. 국가 차원의 왜곡·은폐·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기존 조사를 답습하는데 머물렀다. 보수 정당에서 추천한 위원 3명은 별도 성명을 통해 시위대에 의한 무기고 습격 시점, 권 일병의 사망 경위, 항쟁 기간 헬기 사격 여부 등은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이 아니라고 문제 삼으며 대국민 보고회에 불참하기도 했다.

2019년 12월26일 출범한 조사위는 특별법에 따라 대정부 권고를 포함한 종합보고서를 작성했다. 권고사항으론 5월정신 헌법 전문 반영과 5·18기념사업기본법 제정 등 11개를 담았다. 보고서는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자료집과 함께 책으로 발간돼 전국 도서관, 학교, 단체 등에 9월께 배포 예정이다. 조사위는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해단식과 함께 활동을 종료하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미완의 과제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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