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화)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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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은 1952년 6월, 6·25전쟁 희생자와 상이군인 등을 지원하기 위해 ‘군경원호 강조기간’이 시행되면서, 그리고 1961년 국가유공자 예우를 위해 설립된 군사원호청이 1985년 국가보훈처로 개편되면서 6월이 보훈의 달로 지정됐다.
참고로 현재 6월 중 1일은 의병의 날, 6일은 현충일, 25일은 한국전쟁 발발일, 29일은 제2연평 해전일 등 국가보훈과 관련이 있는 날들이 많다.
이 가운데 현충일(顯忠日)은 우리 선조들이 농경문화 절기 중 모내기를 시작하는 망종(芒種)을 길일(吉日)로 여겨 제사를 지내는 풍습에서 유래됐는데, 현충일이 처음으로 지정된 1956년도 망종이 양력 6월6일에 해당돼 이날을 ‘충렬(忠烈)을 기리는(顯) 날(日)’로 지정됐다.
필자는 현충일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충무공(忠武公) 이순신(李舜臣) 장군이다. 충무공은 서기 1545년 4월28일 서울에서 탄생해 1598년 12월16일 노량에서 순직했으며, 호는 여해(汝諧), 시호(諡號)는 충무공으로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와 덕풍부원군(德 府院君)을 제수받았다.
충청남도 아산(牙山)에는 이순신 장군의 애국충정을 기리기 위한 사당인 현충사(顯忠祠)가 1967년 3월18일 사적으로 지정됐다가 1865년 고종(高宗)을 대신해 섭정(攝政)을 맡았던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 이하응(李昰應)의 전국 서원 철폐 명령에 따라 한때 철폐되었던 적이 있었다.
참고로 이순신 장군 외에 충무라는 시호를 받은 인물로는 촉나라 군사(軍師) 제갈량(諸葛亮), 당나라 장군 곽자의(郭子儀), 송나라 장군 악비(岳飛) 등이 있으며 ‘난중일기(亂中日記)’ 여러 곳에서 이들의 일화가 언급된 것으로 보아 평소 이순신 장군이 충무라는 시호를 흠모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해본다. 또한 이순신 장군과 군사 제갈량은 공교롭게도 54세에 전장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충무공이라는 시호의 충(忠)은 활과 아주 관련이 깊은 한자(漢字)이다. 여기서 한자 忠은 ‘변함없는 마음(心)의 중심(中)’의 의미로, 이 중 한자 中은 ‘과녁의 한 가운데에 꽂혀 있는 화살’을 의미한다고도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이순신 장군이 활을 잘 쏘았다는 많은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평소 활쏘기를 통해 심신을 수양했다고 알려져 있고, 또한 임금이 북쪽에 있기 때문에 차마 북쪽을 겨누지 못하고 항상 남쪽을 향해서 활을 쏘았다는 일화를 통해 그의 인품을 엿볼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지기 중 한 사람인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의 ‘징비록(懲毖錄)’에 의하면 이순신 장군은 어렸을 때부터 직접 활과 화살을 만들었으며, 장성해서는 활을 잘 쏘아 무과로 출세했다는 기록이 있다. 류성룡과 이순신 장군은 어렸을 적 서울 건천동에서 같이 자랐으며, 이순신 장군의 형 이요신과 류성룡이 친구 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활쏘기와 관련해 우리가 일상 대화 중에 핵심을 정확히 짚었을 때 인용하는 ‘정곡(正鵠)을 찌르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곡(鵠)은 오리과에 해당하는 겨울 철새인 고니를 뜻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백조(白鳥)라고도 한다. 이는 예전에 활쏘기 과녁 중심에 고니를 그렸기 때문에 과녁 한 가운데를 화살로 정확히 맞췄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평화는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지킨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값진 희생에서 피어난 결실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1년 중 6월 한 달만이라도 호국보훈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분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올 6월에도 어김없이 호국보훈의 달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흥겨운 콘서트, 축하공연, 축제 등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며, 과연 우리 후손들이 호국보훈의 의미를 진정으로 되새기고 있는가를 반문하게 된다. 지금 우리가 호국보훈의 달을 기념하는 방식은 과녁의 고니를 한참 빗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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