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원도심인 동구가 보유하고 있는 역사·문화자원인 광주읍성을 되살린 ‘빛의 읍성’이 개관 한 달만에 누수 현상이 발생, 보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실로 어이가 없다.

야간관광 활성화 사업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빛의 읍성은 길이 94.4m, 높이 7.29m, 폭 5.9m 규모로 문화전당로 38에 들어선 조형물이다. 조선시대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 세워져 있었지만 일제 강점기에 소멸된 광주읍성을 미디어아트로 재탄생시켰다. 외벽 일부 구간에는 투명 LED 판넬로 제작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읍성의 역사를 주제로 세계적 아티스트인 이이남 작가를 비롯한 3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또 광주 시민정신과 민주주의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홍성담 화백의 ‘빛의 행진’을 오마주한 영상에 관람객이 참여하는 인터렉티브 체험도 가능하고, 상부를 거닐면서 수목 반딧불 조명과 바닥 인피니티 거울, 성돌구름 등 빛을 이용한 다양한 추억도 만들 수 있다.

과거와 현재,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미래 공간으로 광주의 상징인 읍성 명소화에 대한 기대가 각별한 것인데, 지난 4월 개관식을 연지 얼마되지 않아 물이 새고 있다. 다가온 장마에는 예년보다 많은 강수량이 예보돼 특히 걱정이 앞선다. 동구는 시범 운영기간으로 최근 문제가 제기된 장애인 이동 편의를 위한 시설과 함께 보수에 나서겠다고 하지만 안일한 인식으로 비춰진다. ‘빛의 읍성’을 시작으로 향후 ‘빛의 뮤지엄’, ‘빛의 거리’, ‘빛의 마당’ 등 단계별로 야간관광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는지 면밀히 점검해봐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광주시와 협의를 통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도 장소 및 구간 등 실무 논의를 거친 뒤 진행돼왔다. 국비와 시·구비를 합해 45억원에 이르는 적잖은 예산을 투입했다. 부실 논란이 불거진 빛의 읍성,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차별화된 문화와 예술을 기반으로 야간관광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약속이 빈말이 아니길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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