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화)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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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무인점포’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광주 도심에도 해당 점포들이 늘고 있으나,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무인점포 중 ‘다중이용업소’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화재 등을 방지하기 위한 계획 수립 및 안전조치가 의무 사항이 아니어서 사고 위험 우려와 함께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오전 10시께 북구 용봉동의 한 무인점포. 구매한 라면을 스스로 끓여 먹을 수 있는 이곳 가게 곳곳에는 가열 기구와 전자레인지 등 전자 제품이 배치돼 있었다.
이용자들은 상품을 선택한 뒤 결제하고 조리해서 먹는 방식이었는데, 일반 분식점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혼자서도 편히 있을 수 있어 자주 찾는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서인지 점심 시간이 아님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학생 이모(25)씨는 “집에서 아침을 챙겨 먹기 번거로워 이곳 매장을 종종 찾는다”며 “무인점포는 24시간 운영되는 곳이 많은데,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장을 관리하는 사람이 전혀 없어 불안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이 매장의 경우 조리 기구가 많아 화재 위험이 높아 보였으나, 소방 설비는 소화기 하나 뿐이었다.
동구 한 무인 사진관도 화재에 취약해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사진 촬영 전 머리를 정리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고데기는 손님이 없었음에도 불구, 코드가 꽂아진 채로 뜨겁게 달궈져 있어 과열로 인한 화재가 우려됐다.
그럼에도 소화기 하나 없어 이용객에 의한 초기 진화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렇듯 무인점포 대부분 관리자가 없다는 영업 특성에 화재 등 사고에 적극 대처하기 어려워 보였으나, 더 큰 문제는 일반음식점·휴게시설 등처럼 영업 시설 종류에 따른 분류·집계 자체가 지자체 차원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일선 자치구 관계자는 “비정기적으로 집계를 하고 있긴 하나, 일일이 업장을 돌아다니면서 확인해야 해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탓에 소방당국은 안전 관리 차원에서 무인점포 중 다중이용업소에 해당하지 않은 곳을 자체 파악하고 있다.
다중이용업소의 경우 관련 특별법에 의해 안전시설등의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를 위한 필요한 사항이 명시돼 있으나, 이에 해당되지 않은 곳들은 별도 규정이 없어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기준 광주시 내 다중이용업소에 해당하지 않은 무인점포는 총 285개소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세탁소가 61개소로 가장 많았으며 ▲아이스크림 판매점 51개소 ▲PC방 45개소 ▲코인 노래방 33개소 ▲카페 31개소 ▲사진관 23개소 ▲게임 제공업 20개소 ▲스터디 카페 12개소 ▲밀키트 판매점 9개소 순이었다.
올해 기준 개소 수는 집계중이나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개소 수를 파악해도 사고에 따른 대책 마련은 결국 업주가 자체적으로 해야 해 소방당국은 다중이용업소뿐만 아니라 전체 무인점포를 대상으로 한 안전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광주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틈이 날 때마다 무인점포를 찾아 화재 등 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으나, 안전 대책을 의무화 하기 위해선 법 제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장은정 기자
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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