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서재필 선생의 소설 ‘한수의 여행’이 복간(復刊)을 앞둔 가운데 학계와 문학 애호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보성지부(지부장 위승환)에 따르면 오는 8·15 광복절 80주년에 맞춰 ‘한수의 여행’ 복간이 이뤄질 계획이다.

보성군 문덕면 가내마을에서 태어난 서재필 선생은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낸 뒤 상경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서 선생은 독립운동가, 언론인이자 위대한 개혁사상가다.

소설 ‘한수의 여행’은 우리나라 최초 영문 장편소설로 1919년 미국에서 발표됐다.

이후 1922년 미국에서 영어판 단행본으로 출간됐으나 일본의 방해로 알려지지 못했다. 그 후 서재필 선생의 둘째 딸 무니엘 여사가 보존해 온 영어판본을 선생의 종증손인 재미 변호사 서동성 씨가 한글로 번역해 1979년 국내에서 출간됐다. 그러나 당시 크고 연이은 역사적 사건의 회오리에 묻혀 널리 읽히지 못했다.

‘한수의 여행’은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 현대소설이기도 하다.

기독교 문학과 고발문학의 효시 등 여러 면에서 가치가 큰 문학작품이기에 이번 복간의 의미가 크다. 이번 복간본은 1979년 간행된 한글판본에 현대 맞춤법을 적용해 교정하고, 미국인의 언어습관을 한국인의 언어습관으로 고쳤다. 또 적절치 않은 단어와 소통이 어려운 단어, 반복되는 단어 등도 친숙한 단어로 바꿨다.

복간을 주관한 위승환 지부장은 “1979년에 간행한 번역본은 그 자체만으로 매우 훌륭하나 요즘 독자들에게 의미 전달이 시원스럽지 못하고 생경한 단어, 동어 반복 등 매끄럽지 못한 점이 있다”며 “특히 젊은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번역자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 윤문했다”고 밝혔다.

한편 소설 ‘한수의 여행’은 총 2천부를 발간할 계획으로, 한림출판이 복간을 맡고 보성군 지원을 받는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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