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 매각 백지화와 국가문화재 지정을 촉구하는 광주·전남지역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광주전남김대중재단은 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 매각을 백지화하고 국가 지정 문화재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전남김대중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3남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민간인에게 매각했다는 사실에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주전남김대중재단은 “김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37년 간 머물렀던 사저는 군사 정권의 암살 위협과 사형 선고를 견디며 끝내 지켜낸 한국 민주주의 투쟁의 산실이자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장소”라며 “사적으로 취할 공간이 아닌 만큼 즉각 사저 매각을 백지화하고 이희호 여사의 유지대로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조성해 영원히 보존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대중재단은 또 “동교동 사저와 관련한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김대중 정부와 함께 했던 관련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의아해하고 있다”며 “상속세가 문제가 됐다면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행동하지 않았는지 김 전 대통령이 되묻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대중재단은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김대중재단은 “김대중 정신과 업적을 계승하겠다는 민주당의 대응은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탄생 100주년이자 서거 15주기를 맞이하는 8월18일에 전당대회를 잡은 것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아닌데, 사저 매각과 관련해서도 어떠한 입장과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매우 실망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김대중재단은 “이화동의 이승만 대통령 가옥, 신당동의 박정희 대통령 가옥, 서교동의 최규하 대통령 가옥이 이미 국가 등록 문화재로 지정된 전례를 볼 때 동교동 사저가 국가 지정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며 “윤석열 정부와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은 동교동 사저를 국가 등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남도의회도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매각 관련 입장문’을 통해 “사저 매각에 유감을 표하며 DJ 사저를 국가 지정 문화재로 지정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의회는 “동교동 DJ 사저가 매각됐다는 사실에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의 도민들은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며 “DJ 사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군부 독재정권의 가택 연금과 사형 선고를 견디며 투쟁한 대한민국 민주화와 인권 신장의 상징이며 역사의 현장으로 역사적 업적을 기리고 후세에 전하기 위한 소중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의회는 “전남도민을 대표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선구자이며 최초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국가 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문화재로서 계속 관리하고 보존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정·박선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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