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화순을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이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 선수가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글을 SNS에 올려 화제다.

주인공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3선의 신정훈(사진) 의원.

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합리한 현실과 싸우는 안세영 선수’란 글을 올렸다.

신 의원은 “안세영 선수와 관련한 논란이 시끄럽다”며 “논란은 크게 협회의 규정 문제와 안 선수를 대하는 협회의 문제 등 2가지로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배드민턴 협회에는 다른 종목 협회에는 없는 규정이 존재한다”며 “국가대표와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 모든 선수는 27세까지 국가대표팀에 소속돼야 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국가대표팀에 소속되지 않으면 국제대회 출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의원은 “얼핏 보면 당연한 것 같은 이 규정은 후원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국가대표팀에 속한 선수는 개별 후원 계약을 할 수 없다. 아무리 유명세를 타고 있어도 후원 계약은 협회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운동선수들은 부상 위험을 달고 산다. 운동선수에게 신체 부상은 자신의 스포츠 인생을 언제든 중단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위협”이라며 “배드민턴협회는 가장 전성기 시절인 27세까지 이걸 막고 있다. 과거에는 옳았는지 모르지만 개선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신 의원은 “올림픽과 같은 국제경기가 있을 때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러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단 국가대표 선수단을 만들어 놓고 이 안에서만 국제대회에 출전시키는 방식이다 보니 실력있는 선수는 당연히 국가대표 선수단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며 “시대가 변했으니 이런 규정도 더 현실적으로 손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그는 “더 큰 문제는 안세영 선수를 대하는 협회의 자세와 태도”라며 “협회가 낸 보도자료를 보면 나이 어린 안세영 선수에 비해 어른스럽지 못한 태도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 의원은 “협회가 갖고 있는 고민을 모르는 바 아니다”며 “‘안세영만 케어할 수는 없다’는 얘기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는 선수를 보듬고 가야 할 협회가 이런 식으로 싸우자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배드민턴 전체를 위해서도 결코 좋은 방향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신 의원은 “더구나 부상에 대한 협회의 대응에 대해 서운해하는 선수의 마음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점에서 협회의 대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배드민턴 협회는 안세영 선수와 깊은 대화를 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신 의원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데 뜨거운 응원을 보내준 국민들에게 협회의 이런 태도는 결코 온당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협회는 국민들에게 더 이상 실망을 주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는 현재 7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모씨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 보호 불합리가 스포츠계에도 만연해 있다는 현실에 분노한다”며 “어린 선수가 오죽하면 작심하고 비판에 나섰겠느냐?”고 반문했다.

나모씨도 “협회의 완고한 관료주의·보신주의를 타파하고 시대도 많이 변했으니 현실에 맞는 새로운 규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김모씨는 “27세 규정은 대분분의 경기단체에선 있지 않은 규정”이라며 “문체부나, 대한체육회 감사를 통해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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