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처럼 읽고 쓴다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제까지와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인문에세이가 발간됐다. 응용언어학자 김성우의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유유刊)다.

‘리터러시’의 개념은 이제까지 꾸준히 변화해 왔다. 사회 변화에 따라 미디어 리터러시·디지털 리터러시 같은 개념이 생겨나고 그 의미 또한 변화·확장되고 있다.

리터러시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고, 그 기술과 평화롭게 ‘공존’하려면 활용법 학습을 넘어 제대로 된 관점과 태도 정립을 돕는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읽고-쓰는’ 인공지능의 등장은 문해력의 개념과 우리 사회 리터러시 담론에 변화의 물결을 만들고 있다.

저자는 응용언어학자로서 개인과 사회, 기술과 리터러시가 엮이는 방식을 오래도록 연구해 왔다. 그는 국내외 연구들을 바탕으로 인간처럼 학습하고 이해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인간만이 가지는 차별점이 무엇인지, 그 기술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기 전에 확립해야 할 윤리는 무엇인지 살핀다.

인간의 읽기-쓰기, 인공지능의 읽기-쓰기를 비교·대조하며 사람이 읽고 쓴 글과 인공지능이 읽고 쓴 글의 구조적·내재적 차이를 설명하기도 한다.

저자는 인공지능이 텍스트를 생성하는 과정을 상세히 기술하며, 인공지능은 텍스트를 생성할 수는 있으나 읽기라는 행위가 창출하는 다양한 가치까지 만들어 낼 수는 없음을 지적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읽기-쓰기를 ‘대신’할 수 있다는 건 환상이며, 인간의 읽기-쓰기에는 기술로 대체불가능한 점이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인공지능의 활용법을 넘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제대로 된 관점과 태도 정립을 돕는다. 논의의 중심을 바꿔 인간처럼 읽고 쓴다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제까지와는 다른 관점으로 보기를 제안한다.

생산성과 효율 대신 ‘나’, ‘우리’, ‘인간’ ‘삶’과 같은 단어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과 어떤 식으로 관계 맺고 공존하는 것이 가장 인간적이며 효율을 넘어 우리 삶의 유익을 추구하는 쪽인지 고민한다.

저자는 “인공지능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리터러시 생태계를 바꾸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 새로운 기술이 우리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꾸고 있고, 우리는 그 변화를 어떤 태도와 관점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논의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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