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신(사진) 신부는 5·18 광주의 진실을 알리다가 군인들에게 테러를 당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전북에서 전두환 신군부와 맞서 싸웠다. 그는 군산 오룡동 성당에서 청년들과 함께 6월 항쟁을 주도한다. 그리고 이때 찍은 필름들은 후대 유산이 됐다.

박창신 신부의 필름을 통해 군산 6월 항쟁의 구체적인 경과를 정리한 책이 발간됐다. 김성훈 작가의 ‘입춘(立春), 6월에 봄이 오다’(녹두서점刊)이다.

이 책에 쓰인 사진들 중 대부분은 박창신 신부의 사진이다. 저자는 박창신 신부의 필름으로 군산의 6월 항쟁 경과 과정을 연구했다. 그리고 군산 필름이 지역 6월 항쟁의 경과 과정을 온전하게 볼 수 있는 유일한 필름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군산대 역사철학부를 졸업한 그는 몇 년 간 홀로 거리에 나가 활동가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시민들을 인터뷰했다. 그러면서 6월 항쟁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 가치 속에는 지금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숨어있었다.

이 책은 6월 항쟁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필름을 통해 당시 청년들의 희생 정신과 시민들의 활약을 풀어냈다. 책에서는 박창신 신부를 비롯해 당시 신군부에 맞서기 위해 오룡동 성당을 찾아온 청년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고 있다.

저자는 “박창신 신부와 청년 활동가들은 광주 민중들의 희생을 잊지 않으며 자신들도 사회 변화를 위해 희생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그들은 군산에서는 불가능해보였던 일들을 해냈다. 이것을 가능하게 했던 가장 중요한 동력 중 하나가 시민들의 관심이었다”며 “이 책은 혐오와 무관심이 재생산되는 사회에서 모든 세대가 힘을 합하고 서로를 이해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여준다. 민주 시민이 가져야 할 자세가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저자는 다가오는 과도기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히고 있다.

그는 “혐오와 무관심이 재생산되는 사회에서 모든 세대가 힘을 합하고 서로를 이해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잊혀진 6월 항쟁의 가치를 되돌아보며 신군부의 공포를 이겨낸 ‘진짜 원동력’은 인간의 연결성에서 나오는 공동선이다”고 강조했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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