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불립(無信不立). 요즘 회자되는 말로 신뢰가 무너지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는 사자성어이다.

최근 목포시가 주민 반대에 부딪힌 용궁배수지 태양광발전 임대사업을 결국 중단 결정했다.

시는 당초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온실가스 저감 등 정부의 탄소 중립 정책에 부응하고 유휴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올해 초 용궁배수지 4만4천272㎡ 중 9천133㎡(20%)내에 태양광발전시설 설비 도입을 추진했지만, 인근 거주민들의 정서와 정주여건 등을 고려해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대원칙이 제시되면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지난 5월 공고, 6월 우선협상대상자 통보, 8월초 가협약까지 마쳤으며 태양광발전사업 허가를 코앞에 두고 사업추진 5개여월만에 설명회를 하는 등 밀실 행정에 강력 반발하며 결사반대 집회시위에 나섰다. 시는 매년 임대료 3천700만원의 세외수입을 확보해 상수도 맑은물 공급사업에 투입하려 했다고 내내 아쉬워하지만 행정의 신뢰는 심각하게 훼손됐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목포시가 추모공원(승화원) 민간위탁 운영 모집공고 취소를 공고했는데 시의회가 위법한 절차를 즉시 취소하고 향후 적법하게 추진하라고 촉구한 후 나온 결정이어서 이 또한 뒷말을 낳고 있다.

앞서 말한 무신불립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믿음이 없으면 존립할 수 없고 모든 것은 신뢰라는 기본 전제가 깔려야 나머지도 제 가치를 발휘하게 되는 법이다. 금전을 잃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신뢰를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신뢰를 귀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다.

목포시가 시민들을 걱정해야 하는데 시민이 목포시를 걱정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투명한 행정, 소통, 공감, 신뢰, 신중과 배려, 균형감 등을 마음에 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시민들의 인심을 얻는 것은 작은 정성에서 시작된다.

주민을 이끈다는 생각보다는 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배운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낮춰서 높아지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모든 일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부끄러움은 시민 몫인가? 시민들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듣자. 상하언제(尙何言哉), 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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