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가애도기간이 끝났어도 합동분향소에는 계속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가애도기간은 지난 4일까지였지만 유가족 등의 요청에 따라 기존 5·18민주광장에 설치했던 합동분향소를 이날 동구 전일빌딩245 1층으로 옮겨 연장 운영한다.

전일빌딩 합동분향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나 이보다 이른 오전 10시께부터 희생자 추모를 위한 발길이 끊기질 않았다.

합동분향소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아래에 희생자 179명의 이름이 새겨진 나무 위패가 안치됐다.

추모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조성된 분향소 한쪽 벽에는 ‘우리가 마음 속에 항상 기억하며 이 땅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우리가 지켜줄게요’, ‘나쁜 기억은 모두 다 잊으시고 행복한 기억만 가져가시길 바랍니다’, ‘00씨 항상 따듯한 모습 기억할게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세요. 감사했습니다’ 등이 적힌 포스트잇이 붙여져 있었다.

분향소를 찾은 이들은 위패에 적힌 희생자들의 이름을 살폈으며, 일부는 이름을 불러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발걸음을 했고, 서울 등 타 지역에서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

동구 소태동에서 온 오승길(81)씨는 “옆집 지인이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뒤늦게 조문하러 왔다”며 “느닷없이 벌어진 사고가 너무나도 안타깝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사고 수습이 아니라 사전에 철저히 예방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서울 강북구에서 온 문지원(26)씨는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아 당시 온종일 멍했던 기억이 난다. 뉴스도 차마 볼 수 없었고 유가족들의 얘기를 들으며 가슴이 너무 아팠다”며 “5·18민주화운동을 알고 싶어 친구와 함께 광주를 찾았다가 희생자들을 기리는 분향소 소식을 듣고 왔다. 국가가 반드시 사고 원인 등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깊이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일부 유가족들도 떨리는 손으로 헌화하고 위패에 적힌 이름을 보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들을 지켜보던 다른 조문객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강기정 광주시장,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5개 구청장 등 17개 기관 대표들도 이날 오후 2시께 분향소를 방문해 합동 참배했다.

전일빌딩245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는 희생자들의 49재인 오는 2월15일까지 운영되며 연장 여부는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특별취재반=주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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