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주는 천년의 신라가 남긴 유산 위에 세계 지도자들이 모이는 장이 됐다. 서양과 동양, 북과 남, 고대와 미래가 한데 뒤섞이는 이곳은 마치 음양오행이 교차하는 무대와 같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뒤흔들리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이 자리를 선택한 것 자체가 천하기운(天下氣運)에 부합하는 움직임이다.

무엇보다 이번 APEC 의제는 단순한 무역협정 논의가 아니다. 공급망 재편, AI와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등 미래지향적인 키워드들이 지배하고 있다. 이는 오행으로 보면 목(木)의 성장과 화(火)의 번영이 동시에 작용하는 시기임을 뜻한다. 목은 새싹처럼 자라나고, 화는 그 위에서 빛난다.

대한민국이 ‘Connect, Innovate, Prosper’라는 슬로건으로 나선 것은 바로 이러한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경주라는 지리는 풍수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뒤로는 산이 도열하고 앞으로는 호수와 평지가 펼쳐져 있다.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요건이 갖춰진 명당 형국이다. 이곳에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자연과 인간, 역사와 기술이 만나는 자리라는 상징을 담고 있다.

이는 역학에서 말하는 인간이 자연의 흐름을 따라야 한다는 원리와 맞닿는다.

하지만 이번 회의의 핵심은 ‘균형’이다. 미·중, 글로벌 안보와 경제,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대한민국은 ‘가교(架橋)의 역할’을 자임했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이 미·중 갈등이 첨예한 시기에 이 회의를 통해 ‘브리지 외교(Bridge diplomacy)’를 입증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역시 화(火)의 격렬함을 토(土)의 중심으로 잡아야 한다는 역학의 언어로 읽힌다. 지금은 토(土)의 기운이 힘을 내야 할 시기이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는 가운데, 굳건한 기초가 없다면 모든 전략은 흔들리기 쉽다. 경제·외교·문화 모두에서 신뢰와 제도가 중심이 돼야 한다. 이 불안한 시대에 대한민국이 명확한 중심을 잡는다면, 단지 주최국을 넘어 역할국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APEC 경주는 단순한 정상회의 이상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오행의 시기에 맞춰 자신을 재정비하는 무대이며, 세계가 대한민국에게 ‘다음 흐름’을 검증하는 기회다.

이처럼 경주에서 열리는 APEC은 단순히 회담이 아닌 시대의 전환점이며, 역학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이 ‘토(土)의 중심’을 바탕으로 ‘목(木)·화(火)의 에너지’를 조율하는 시점이다. 이 균형을 잡는 것이 국가적 숙제이자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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