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성명에서 “세계사에 유례없는 민주주의 위기를 평화적 방식으로 극복한 대한국민들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는 광주·전남 시도민, 지방의원들도 대거 상경해 동참했다.

평온한 밤을 뒤흔든 일대 사건이었다. 무장 군인·경찰을 투입해 국회 무력화를 시도했고 부정선거 증거를 확인하겠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침탈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유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한’ 정당성을 강변하지만 군 지휘부의 법정 증언을 통해 위헌·위법한 실체적 진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내란 재판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이후인 지난 4월 중순 시작됐으며, 내년 1월 최종 변론을 거쳐 특검 구형을 하고 1심 선고가 나올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에겐 최고형이 사형인 우두머리 혐의가 적용됐다.

역설적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력을 전 세계에 알린 계기였다. 1980년 5월 광주학살의 아픔을 겪고 배운 국민들은 너나없이 국회로 달려갔다. 장갑차에 맨몸으로 막아서고 의원들이 담을 넘을 수 있도록 길을 텄다. 의사당에서 신속하게 계엄 취소 결의안을 통과시키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내란은 그렇게 6시간 만에 ‘실패한 역사’로 기록됐다. 이제 심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12·3 사태의 완전한 청산에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한다.

지난 겨울의 광장을 기억한다. 굳게 맞잡은 손과 함께 들어 올린 응원봉으로 서로를 지켰다. 평범한 시민들이 불의한 권력을 이겼다. 친위 쿠데타 기도에 국무위원과 군경 수뇌부들이 조력했다. 밝혀내야 할 의혹들이 많이 남아 있다. 명명백백히 규명하고 엄히 단죄해야 한다. 반민주적 폭거, 시대착오적 퇴행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권력 사유화의 욕망에 사로잡힌 타락한 집단이 또 발호하지 못하도록 문민통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 민주주의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민주화의 모체인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전문에 수록하는 등 헌법의 안정성부터 확보해야 한다. 위대한 빛의 혁명으로 칠흑같은 어둠을 몰아냈다. 평범한 일상을 되찾아 누리고 있으나 그래도 여전히 불안하다. 국가 정상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 디지털 뉴스 콘텐츠 이용규칙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