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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전남지역 격전지 중 한 곳인 나주시장 선거는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자천타천 후보자만 20명에 가까웠다. 재선의 현역 시장이 버티고 있음에도 많은 후보들이 선거를 준비한 이유는 시장 최측근 인사들의 비리와 장기 집권에 따른 시민들의 피로감에 기인한다.
나주는 더불어민주당 강세에도 세 번이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곳으로 어떤 후보가 민심을 얻을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수년간 갈등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나주혁신도시 고형폐기물(SRF) 열병합 발전소 가동 여부에 대해 후보 간 견해차는 크지 않다. 혁신도시 신규 공공기관 유치,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 한국에너지공대 부지로 기부하고 남은 부영골프장 잔여부지의 공공기여 활성화 등이 민선 8기에 해결해야 할 현안 과제로 꼽힌다.
나주시장 선거는 민주당 윤병태 후보, 국민의힘 지차남 후보, 무소속 강인규 후보, 양승진 후보가 나서 4파전으로 치러진다.
치열한 경쟁 끝에 민주당 공천을 거머쥔 윤병태 후보는 기획재정부 예산실 국장, 전남도 정무부지사 등 중앙·지방 행정을 두루 경험한 행정관료 출신이다.
유권자들과 접촉 면을 넓히고 있는 윤 후보는 ‘자타 공인 경제·예산 전문가’로 중앙정부에서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후보는 새 인물론과 함께 행정이 뒷받침되는 ‘새로운 나주’를 선거전략으로 설정했다.
시민들이 지적하는 ‘예산타령’, ‘규정타령’, ‘권한타령’ 등을 반드시 타파하고 비선·측근 청산을 통한 행정 정상화로 시민이 감동하는 ‘시민 중심 행정’과 자부심과 보람을 갖는 공직사회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윤병태 후보는 “나주는 중요한 변곡점 위에 서 있다. 퇴보냐 발전이냐는 시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며 “시행착오나 연습할 필요 없이 당장 일할 준비도 됐고 자신도 있다. 품격과 경제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공약은 ▲영산강 국가정원 조성 ▲귀농·귀촌 유치활동·정착지원 확대 ▲공공형 농촌인력지원 제도 운영 ▲대학병원 부속 어린이전문병원 유치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365일 열린 시장실 운영 등이다.
국민의힘 지차남 후보는 민주당 명랑소통위원회 전남공동본부장, 제8대 나주시의원을 역임했다. 민주당 나주시장 예비경선에서 탈락한 뒤 탈당,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바꿔 출마했다.
나주시의원 시절 취업 비리 등 지역사회에서 소문만 무성했던 것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면서 감시와 견제 역할로 시의원 다운 면모를 보였다는 평가다.
지차남 후보는 “최근 나주지역 정서가 민주당을 배척하고 있다. 당이 바뀌었는 데도 시민들은 두 손을 들고 반갑게 인사해 준다”며 “민주당은 변해야 된다. 그 변화의 물결에 국민의힘이 있을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역 곳곳을 누비며 정당보다는 인물을 강조하는 선거전략으로 선택했다. 모든 부패의 근원이 시장직에 있다고 판단한 지 후보는 부정·부패의 물줄기를 근본부터 바로 잡고 바닥 민심을 잡기 위해 마을들을 빠짐없이 방문하며 지역 변화의 필요성을 어필하고 있다.
그는 ▲한전 공대 연계 산하기업 유치 ▲출산도우미 제도 확대 개편 ▲베이비 호텔링 운영 ▲대중교통 체계 개선 ▲공용 주차공간 확보 ▲특수작물 브랜드화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3선 도전에 나선 무소속 강인규 후보는 아들과 최측근의 구속(공직선거법 위반) 등이 작용하면서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됐다.
유권자들의 직접 심판을 받겠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 후보는 조합장과 시의원, 재선 시장까지 30여년 간 지역에서 활동하며 높은 인지도는 물론 조직력이 강점이다.
그는 가짜 민주 세력 심판을 위한 무소속 바람을 선거전략으로 설정했다.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불법·편법이 난무했다고 주장한 강 후보는 민주당 혁신을 위해 민주당을 견제할 세력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무소속 연대를 통해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
강인규 후보는 “민주당 공천은 불공정 잣대와 지역위원장의 사심 공천이었다.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한 지역위원장의 정치가 지역을 갉아먹는 적폐가 되고 있다”며 “지역 정치를 바꾸고, 시민의 뜻을 우선으로 하는 정치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강 후보는 ▲해묵은 과제 중단없는 추진 ▲지역 상권 데이터 분석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노동자·농민 작업복 세탁소 설치 ▲아열대 대체 원예작목 육성 ▲산업안전보건센터 설립, 방과후 돌봄시설 전지역 확대 ▲상급 종합병원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편, 무소속으로 출마한 양승진 후보는 본보의 취재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박선강·나주=정종환 기자
박선강·나주=정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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