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5(금)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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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1시께 방문한 동구 학동 소재 남광주시장.
시장 내부 한 생선 가게에서 상인에게 진열된 고등어, 조기 생물 가격을 연신 묻던 주부 이모(53)씨는 이내 난감한 표정을 내비치며 절반도 채 채워지지 않은 가벼운 장바구니와 함께 발길을 돌렸다.
이씨는 “4인 가구 일주일치 장을 보러나와 얼마 담지도 않았는데 벌써 십만원이 훌쩍 넘었다”며 “지갑 열 엄두가 안 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같은 날 서구 양동시장 곳곳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무 한 개를 집어들고 가격을 묻던 손님에게 상인 정모(37)씨가 가격을 답하자 손님은 물건을 내려놓고선 일언반구 없이 떠나버렸다.
이를 보던 정씨는 “저 손님처럼 특히 올 들어서 방문하고서도 구매를 망설이거나, 구매 조차 하지 않는 손님이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고물가와 경기부진 속 지역 시민들의 소비 여력이 현저히 감소하면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경기가 쉽사리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4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 결과 지난달 광주지역 소상공인·전통시장의 체감 경기지수(BSI : Business Survey Index)는 각각 68.6·56.1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치(소상공인 69.4·전통시장 56.9)에 못 미칠 뿐 아니라 코로나19 고강도 방역조치가 이뤄지던 지난해 4월(소상공인 80.5·전통시장 64.6)보다도 그 수치가 현저히 낮았다.
특히 직전 달에 조사·전망했던 전망치 91.6·73.5와의 격차도 두 자릿수 이상 났는데 봄날씨 등 계절적 요인과 유동인구·고객 증가로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 전망했지만, 경기 개선을 체감키엔 간극이 컸던 것이다. BSI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 보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될 것이라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4월 소상공인 체감경기 악화 사유로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가 40.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물가·금리·공공요금 등 비용증가(18.9%), 유동인구·고객 감소(16.0%) 순이었다.
전통시장의 경우도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감소(40.9%)가 체감경기 악화사유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유동인구·고객감소(37.4%), 날씨 등 계절적 요인(10.3%)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나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소비 증가, 지역 곳곳에서 개최되는 행사로 경기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도 광주 소상공인·전통시장이 내다보는 경기 상황은 어둡기만 하다.
광주 소상공인의 이달 전망 BSI는 82.7로 집계, 전월(91.6) 대비 8.9포인트(p) 감소했다. 전통시장의 전망 BSI 또한 69.4로 집계, 전월(73.5) 대비 4.1p 줄어들었다.
이달 광주 소상공인·전통시장 전망 BSI는 전국 평균(소상공인 88.9·전통시장 79.8)에 턱없이 못 미칠 뿐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 중 최저치다.
양동시장에서 20년 넘게 건어물 장사를 한 상인 이모(57)씨는 “꾸준히 납품해오던 10년 넘게 영업한 첨단 구내식당도 이달 폐업하고, 또 다른 거래처였던 풍암동 한 식당에서도 비교적 비싼 반찬 재료인 멸치 등 건어물을 빼겠다고 통보했다”며 “시장을 방문한 고객들도 꼭 필요하지 않는 이상 지갑을 열지 않아 가게 운영이 여간 어려운 상황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소비여력 감소 속 광주지역 소상공인·전통시장 뿐 아니라 대형소매점 판매 또한 올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 3월 광주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백화점·대형마트 판매 감소에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했다. 이른 설 특수를 봤던 1월(1.7%)을 제외하고선 2월(-5.6%)에 이어 2달째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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