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폐사한 가창오리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실이 확인된 이후 가창오리가 앞서 머물렀던 전남 영산호와 영암호 등의 안전이 걱정된다. 환경부와 목포시 등에 따르면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는 통상 10월 말부터 시베리아에서 한반도로 넘어오기 시작해 12월께에는 전남 영산호와 영암호, 해남 고천암호 등에 머무른다. 1월에는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군산 금강하구로 이동하며 2월 초 서산만을 거쳐 2월 말에는 다시 시베리아로 돌아간다.

이에 따라 전남 역시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AI에 감염된 가창오리와 비슷한 시기에 영산호 등에 머물렀던 청둥오리, 흰뼘검둥오리, 쇠오리, 알락오리, 넓적부리오리, 쇠기러기의 경우 연안과 민물, 개천 등으로 퍼져서 겨울을 나기 때문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대설주의보가 내려지고 하루 최저기온은 영하 4∼영하 1도로 분포됨에 따라 더욱 긴장을 늦출 수 없다. AI 바이러스는 통상 영하 날씨에 생존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전파도 쉽다. AI 바이러스는 영상 온도에서는 통상 생존기간이 1개월 남짓이지만 영하의 날씨 속에서는 생존율이 급증해 수백 일 동안 생존할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단단해진 입자가 가축이나 사람의 몸에 달라붙거나 차량 등 물건으로 전파가 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설을 앞두고 사상 최대의 인파가 이동하면 더욱 AI 확산이 우려된다. 전남도는 미리 방역을 철저히 하고 방문객들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더불어 도내 주요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예찰활동도 병행해야 한다. 자칫 긴장의 끊을 조금이라도 늦췄다가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비화될 수 있다.

전남도는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 전방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역민과 축산 농가도 한마음으로 AI 차단에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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