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란 광주시의원

마을이 대세다.

이웃이 이웃을 살피고 살리는 공동체가 살아 있을 때, 우리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더 좋은 도시가 된다는 시민들의 믿음은 다양한 방식으로 마을의 공동체활동을 확장시켜가고 있다.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학교와 공공기관이 문을 닫자 이런 상황에서 더 힘든 이웃이 없는지 살피고, 이웃으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서는 등 공동체활동을 멈추지 않은 곳이 마을이다.

방치되는 청소년들의 삶과 배움을 걱정하고, 혼자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어르신들 댁에 전화와 식사배달로 안부를 살핀 곳도 마을이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의 위험속에서도 폭우가 쏟아지는 재난 상황에도 마을의 시민들이 내 이웃을 살피고 살리는 일에 동분서주 한 것이다.

작년 2020년을 지나오면서 마을 곳곳에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하는 일, 청소년들의 놀이터와 배움의 공간을 마련하는 일, 공원에 정자를 짓는 일, 경로당을 개보수하는 일 등.

당장 해결해야 할 마을의 문제를 최우의 과제로 삼았던 것에서 한 발 나아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일상화 된 세상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폭우와 폭염 등 재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적응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새로운 인식과 함께 전환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전환의 바람은 두 가지 축으로 불고 있다. 주민자치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자원봉사캠프, 통장단, 새마을회, 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 등 마을의 다양한 조직들과 모임들이 개별 활동을 넘어서서 지금보다 훨씬 더 강력한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그 첫 번째다.

두 번째는 기후위기의 주범인 탄소배출을 완전히 줄여서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를 막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이 가져단 준 전환이다. 즉 ‘연대와 협력’의 바람과 ‘기후위기대응, 탄소중립사회로의 전환운동’ 바람이 두 가지 전환바람인 것이다.

두 가지 전환바람은 두 가지 큰 틀로 진행될 예정이다. 하나는 마을공동체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향후 광주공동체의 나아갈 방향을 세우는 일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광주 곳곳에서 펼쳐진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성찰하고, 향후 10년 후 광주공동체의 상은 무엇인지, 광주공동체가 더 단단해지고 건강해지려면 우리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하고 제도적 뒷받침은 무엇이 필요한지, 마을의 시민들은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대대적으로 논의하고 집단지성의 지혜를 모아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 다종다양한 마을조직과 모임들이 씨줄날줄 참여해서 협력과 연대의 바람을 더 크게 만들어가도록 거들 참이다. 또 하나는 탄소중립 전환마을 운동이다.

기후위기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의제이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우리 사회의 산업문명을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새로운 산업경제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지구의 유한한 자원을 인간이 맘대로 가져다 쓰고 한없는 물질적 풍요를 구가했던 방식으로는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없다.

내가 사용하는 전기는 내가 만들어 쓰는 재생에너지 생산자가 되어 화석연료로 인한 탄소배출을 현저히 줄이고, 도시의 이동수단은 가능한 걷거나 자전거와 대중교통만으로 충분하게 해서 도로 위의 온실가스를 줄이고, 쓰레기는 버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시 사용하거나 재생하거나 순환가능한 자원이 되게 하고, 탄소를 흡수하는 녹지와 습지를 최대한 늘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지구의 파멸을 막을 수 있다.

정부와 지방 정부가 정책과 제도와 예산으로 앞장서고 기업과 산업계는 생산과정부터 소비와 쓰레기로 버려지는 것까지 감안해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기술로 뒷받침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자들은 그들대로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참여와 행동이다. 탄소중립사회로의 전면적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이다.

마을에서부터 전환운동이 절실하고 필요한 이유다. 다행히 광주의 시민들은 대한민국 어떤 도시보다 앞장서서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마을이 대세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모범을 만들어 온 것처럼 탄소중립 전환마을 운동으로 지구촌 기후위기시대에 광주다움을 세워가고 있는 것이다.

위대한 광주시민들의 뜨거운 활동이 더 빛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춤추면서 기후위기대응에 앞장설 수 있도록 행정과 의회가 제대로 뒷받침하고 거들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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