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좁아서일까. 우리나라처럼 정치가 국민 생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정치의 힘이 너무 과도하다. 늘 이념논쟁을 하고 사안마다 반목하는 한국 정치는 국민의 혐오 대상이기도 하다. 정치란 무엇인가. 좋은 정치는 없는 것일까. 나아가 정의로운 정치는 불가능한 것일까. 가끔 정치는 시끄러운것, 소란스러운 것, 더 나아가 필요없는 것으로 느끼는 이들도 많다. 진정 정치의 본질은 무엇일까. 데이비드이스턴은 ‘가치있는 것들을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행위’라고 했다. 가치있는 것을 누가 무엇을…2023-11-15 22:59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기저기 입지자들의 프랑카드가 걸려있다. 자신을 알리기 위해 쌈박한 문구를 적어놓고 나좀 봐달라 사정하고 있다. 얼굴이 박힌 수많은 프랑카드를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저들은 왜 정치를 하려는 걸까. 왜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걸까. 어느날 신문기자가 윈스턴 처칠에게 물었다. ‘어떤 청년이 정치가가 되기위한 바람직한 자격은 무엇일까요?’ 처칠은 잠시후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것은 내일, 내주, 내월 그리고 내년에 무엇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언할 수 있는 재능이다’ 그리고 덧붙였…2023-11-08 19:38

국회에서 내년 예산을 심사하고 조정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모든 지자체가 지역민을 위해 좀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다소 불편한 얘기들이 들린다. 웬만하면 지켜져야 할 기본 예산들이 삭감되었다는 소식에 많은 지자체가 깜짝 놀라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예산 국비 지원을 중단함에 따라 대다수 지자체에서 시행되던 청소년 사업들이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여가부가 용혜인 의원실에 제출한 ‘2024년 예산 사업 설명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여성가족부 예산 중 청소년활동예산…2023-11-01 19:39

국회 예산정책처가 공개한 ‘최근 저출산 추이를 반영한 총인구 추계’ 보고서는 좀 충격적이다. 지금같은 출산율이 유지된다면 2040년 국내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가 반토막 난다고 한다. 통계청은 인구 저점으로 전망한 2024년 합계출산율(0.7명)이 계속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총인구를 추계했는데, 그 결과 2040년 총인구는 4916만명으로 2020년 대비 5.1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 632만명이었던 0∼14세 유소년 인구는 2040년에는 318만명으로 무려 49.6% 줄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영유아 감소가 심각해서 이 기간 0~6세 영유…2023-10-25 19:49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 일본에 역전당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7월에 내놨던 것보다 0.2%포인트 낮췄다. 중국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가 일제히 0.2∼0.4%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한국 전망치 역시 2.4%에서 2.2%로 하향 조정됐다. 반면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미국은 1.5%로 0.5%포인트 높아졌고, 일본은 1.0% 전망이 유지됐다. 올해 일본은 성장률을 2.0%로 0.6%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엔저 특수’를 누리는 수출 기업들이 공격적 투자에 나…2023-10-18 20:17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오는 27일까지 정부 부처 등 791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회기 국회의원들의 마지막 국정감사라 자못 기대가 컸지만 여러 상임위에서 무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간 네 탓 공방과 고성이 오갔다. 국회 국방위와 행정안전위에 대한 국감은 인사청문회 시간으로 회귀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국방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신원식 국방장관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 문구를 부착한 노트북을 들고 나왔고, 이에 여당 의원들이 회의 불참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파행을 겪었다. 행안…2023-10-11 19:52

추석 긴 연휴동안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에게 어떤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을까. 정치권이 신경쓰고 있는 내년 총선이나 정쟁보다는 민생경제를 살려달라는 얘기였을 것이다. 소규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IMF때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도처에 산재해있는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이 정말 녹록치않다. 우리나라의 기업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2021년 기준)이 113.7%를 기록하면서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108.6%를 넘어섰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기업부채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2023-10-04 19:55

‘국가소멸’이란 말은 끔찍하다. 대한민국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론이 다시 불거졌다. 세계 최저의 합계출산율 때문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1년 전보다 0.05명 줄었다. 사망자가 출생아를 웃돌면서 인구는 44개월째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OECD 국가 중 한국(0.78명)이 꼴찌다. 이어 둘째인 이탈리아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15년간 380조원 …2023-09-20 19:38

생활고로 인한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 전북 전주시의 한 빌라에서 세입자인 40대 여성 A씨가 숨져 있고 어린 아동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8일 ‘세입자가 보이지 않고 개 짖는 소리가 난다’는 집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등에 의해 숨진채 발견됐다. 숨진 A씨 곁에는 생후 20개월 전후로 추정되는 아동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아동은 수일간 음식물을 먹지 못해 쇠약한 상태였다. A씨는 가족 간 채무가 있고, 최근 마땅한 일자리를 갖지 못해 소득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집세는 물론이고 가…2023-09-13 19:56

올해 5월15일 스승의 날을 검색해보면 ‘교사들은 우울하다’는 내용의 기사가 많다. 스승의 날은 스승의 은덕에 감사하고 교권 존중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지만 교사들의 소망 1위는 ‘신고나 안 당했으면’이었다. 사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악성 민원과 각종 소송, 협박에 시달리면서 정상적인 교육과 생활지도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호소한지 오래됐다. 학부모들의 심각한 욕설과 협박에도 대응할 방법이 없어 무력감에 시달리고 교직에 대한 회의 또한 심각한 상황이었다. 한국교총이 전국 유·초…2023-09-06 20:25

청년실업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요즘은 더 심각하고 고통스런 시간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기준 15∼29세 청년 중 최종 학교 졸업자는 52만1000명이고, 이 가운데 126만1000명이 미취업 상태였다. 대졸 이상이 67만8000명으로 전체의 54%에 달했다. 취업을 처음 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0.4개월이었지만, 2년 이상 걸렸다는 청년도 59만1000명(15.3%)이나 됐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미취업 상태인 ‘청년 백수’가 126만 명에 이른다는 통계는 굳이 캥거루족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60세 이상 노인들을 일터로 내…2023-08-30 19:50

한여름을 더 뜨겁고 숨막히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신림동 등산로에서 대낮에 너클을 끼고 무차별 폭력과 성폭행으로 30대 여교사가 숨졌다. 묻지마 폭행의 충격이 잊혀지기도 전에 그야말로 묻지마 살인이 발생했다. 체포된 최모(30)씨는 자택과 PC방을 오가는 폐쇄적 생활을 해온 은둔형 외톨이로 밝혀졌다. 한 달 전 신림동 칼부림 피의자 조선(33)과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으로 14명 사상자를 낸 최원종(22) 역시 사회와 단절된 은둔형 외톨이였다. 우리나라 은둔형외톨이는 적게는 24만 명(국무조정실)에서 많게는 54만…2023-08-23 19:08

요즘 기후 변화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현재 우리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지구적 차원의 기후변화 현상이다. 특히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구온난화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물 종이 적응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크게 표현하는 기후변화 현상은 인간을 포함한 지구생태계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파리기후협약)에서 2100년까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임계온도 1.5℃ 상승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2021…2023-08-16 20:20

살인적인 폭염 속을 지나는 동안 끔찍한 살인사건이 이어졌다. 3일 경기 성남 서현역 일대에서 20대 남성이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한 뒤, 쇼핑몰로 들어가 사람들을 흉기로 찔렀다. 13명이 부상을 입고 2명은 뇌사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중태다. 4일엔 대전의 한 고교에서 교사가 20대 남성이 휘두른 칼에 찔렸고,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인근에서도 흉기를 들고 다니던 20대 남성이 체포됐다. 2주 전 서울 신림동에서 ‘묻지마 칼부림’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한 후, 전대미문의 칼부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좀 충격적이…2023-08-09 18:50

7월 내내 빗속에 살았다. 8월 내내 뜨거운 태양아래 몸살을 해야 할 것 같다. 일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연일 숨쉬기조차 힘든 폭염에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온열질환에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잇따르고 정부의 폭염 위기 경보 수준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되자 지자체들과 공공기관은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일 기준 온열질환자 수는 1191명, 사망자만도 13명으로 집계됐다. 7월달 비가 그렇게 쏟아졌는데도 지난해 폭염 사망자인 9명을 이…2023-08-02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