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는 늘 비판의 대상이다. 정치 혐오증 무관심층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거법은 정부 수립 이후 115차례나 개정됐다. 그때마다 ‘민의’를 명분 삼았지만, 현실은 늘 당리당략에 좌우됐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개혁을 한다며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우후죽순 ‘위성정당’으로 전락했다. 거대 양당의 나눠갖기식 비례대표제가 오히려 정쟁과 정치 양극화를 조장하는 등 개편이 개판이 된 경우가 많았다. 지금 국회에선 정치구조를 바꿔보겠다는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비례성 강화와 승자독식…2023-04-12 19:50

우리는 지금 지방소멸이 실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구와 일자리가 줄면서 경제탄력이 떨어지고 지역에 빈집이 늘고 있다. 당연히 재정자립도가 나날이 떨어지면서 지방경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재정자립도는 지방자치단체가 자기 재정력으로 지출을 충당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낮을수록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재정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서 지방소멸 위험이 커지고 지방소멸 속도로 빨라질 수 밖에 없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해 전국 재정자립도는 45…2023-04-05 19:37

요즘 우리나라와 일본의 외교를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다. 모든 외교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 외교 과정에선 필수불가결하게 국가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협상을 통해 서로 균형을 맞추는게 통례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최근 외교는 그 균형이 깨지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에서 윤대통령은 ‘역사문제’를 덮고 ‘미래이익’을 취하면서 일본의 만행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국민은 대통령과 생각이 다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제동원 해법에 대한 반대 여론이 60%를 넘나들…2023-03-29 19:28

어느 시대 어떤 사회든 청년이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그 나라의 장래가 밝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사실상 구직을 단념한 이른바 청년 ‘취포족’(취업포기자)이 50만명에 육박했다. 사상 최대치다. 최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월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 중 활동 상태를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층(15∼29세)은 49만7000명에 달했다. 2003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쉬었음’은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취업 준비도 하지 않고, 말 그대로 ‘쉬었다’는 것이다. 물론 자세히…2023-03-22 18:43

오늘 3월16일 대통령은 일본 총리와 도쿄에서 저녁밥을 먹는다고 한다. 지난주, 한국인을 강제 동원한 일본 전범기업에 내놓고 면죄부를 준 다음 잡힌 식사다. 얼마전 3·1절 기념행사에서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 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얘기해서 유관순 열사를 깜짝 놀라게 한 뒤 보름도 지나지 않았다. 얼마전 정부가 제시한 강제동원 배상 해법은 수교 이래 최악이라는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차선책이라고는 하지만 일본 정부의 사과도, 피고기업의…2023-03-15 19:38

국민의 살림살이가 날로날로 취약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7.7% 감소한 3만2661달러로 집계됐다. 1년 만에 다시 3만50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이 수치는 항상 우위를 보였던 경쟁국 대만보다 낮은 것이다. 1인당 GNI가 약 20년 만에 뒤집혔다. 대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대만의 1인당 GNI는 3만3565달러로 우리나라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큰일이다. 이런 현상이 잠시잠깐이라면 인내의 시간을 보내겠지만 개선 기미…2023-03-08 19:48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를 의미있게 보았다. 끔찍한 학교폭력으로 인생 밑바닥을 경험한 주인공이 18년에 걸친 치밀한 준비를 통해 가해자들에게 처절한 응징과 복수를 감행하는 서사를 주된 줄거리로 한 작품이었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든 의무교육이 시행되는 곳에는 학교폭력 문제가 있다.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고, 미국도 언론에서 ‘스쿨 불링’(school bullying) 문제가 자주 거론된다. 사건사고도 간간이 일어난다. 대표적으로 2007년 한국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2023-03-01 19:49

평소 한국인은 참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열심히들 산다. 외형적으로 부자 나라가 됐지만 빈곤을 탈출해 먹고살만해진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국민은 참 힘들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9∼2021년 기준으로 집계한 주관적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9점으로 집계됐다. OECD 38개국 가운데 36위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국인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나온 것이다. 우리나라 보다 삶의 만족도 점수가 낮은 나라는 튀…2023-02-22 19:37

매일 뭔가가 오르고 있다. 가스비 전기세 교통비 금리 생활 물가 등 안 오르는 게 없다. 가진 이들이야 걱정 없겠지만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의 일상은 죽을 맛이다. 연초부터 국민 살림살이가 팍팍하다. 지난달엔 난방비 폭탄 때문에 보일러조차 제대로 틀지 못한 가정이 많았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5.2% 올랐다. 전기·가스·수도가 28.3%나 뛴 것이 크게 작용했다. 다른 공공요금 인상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대중교통 요금이 20~30% 뛰고 있다. 2분기 중 전기·가스 요금 추가 인상도 예고돼 있다. …2023-02-15 19:28

챗GPT의 세계적인 열풍이 대단하다. 써 본 이들이 모두 좋다고 한다. 신기하다고 한다. 미국기업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지난해말 12월 1일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으로, Open AI에서 만든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인 ‘GPT-3.5’ 언어 기술을 사용한다. 이 인공지능 챗봇은 사용자가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함께 나누는 서비스다. 어떤 텍스트가 주어졌을 때 다음 텍스트가 무엇인지까지 예측하며 글을 생성할 수 있다고 한다. 챗GPT는 인간과 비슷한 대화를 생성해 내기 위해 수백만 개의 웹페이지로…2023-02-08 19:54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지난해 국가청렴도 조사 결과 한국이 180개국 중 31위로 나타나 역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치부패의 만연 정도를 측정하는 ‘민주주의 지수’는 3년 만에 떨어졌다. 국제투명성기구가 1995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국가청렴도 조사 결과는 국가별 공공·정치 부문에 존재하는 부패 수준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한국은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6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2017년 51위, 2018년 45위, 2019년 39위, 2020년 33위, 2021년 32위, 2022년 31위를 기록해왔다. …2023-02-01 19:35

설 연휴가 지났다. 한파가 닥쳤다. 누가 제일 힘들까. 가난하고 돈 없고 집 없는 노인들 아닐까.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 빈곤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처분가능소득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상대적 빈곤비율(노인빈곤율)은 37.6%로 2020년 38.9%보다 1.3%포인트 떨어졌지만, 복지사각지대에서 고통 받는 노인이 10명 중 4명 가까이 된다. 우리나라 노인 40%가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는 뜻이다. 65세 이…2023-01-25 19:37

사흘 후 설이다. 전통적으로 설날 아침에는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는다. 떡국 한 그릇 더 먹었다는 말은 설을 쇠고 나이 한 살을 더 먹었다는 표현이다. 차례와 성묘가 끝나면, 이웃 어른들과 친척 집을 찾아가 세배한다. 어렸을적엔 덕담을 나누고 세뱃돈을 받는 풍속이 재미있었다. 시골에서 태어난 필자는 설 장 보러 읍내 나가는 어머니를 따라가 새신발을 얻어신었다. 며칠전부터 마을에서는 어머니 할머니들이 모여 쑥떡 만들고 전을 부쳤다. 마을 곳곳 집집마다 음식만드느라 종일 연기가 피어오르고,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2023-01-18 19:45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초, 중, 고등학교 ‘2022 개정 교육과정’ 개정안에 5·18민주화운동의 명시가 제외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교과서 집필 기준이 되는 지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5·18민주화운동이 수록된 것은 모두 7차례다. 초등학교 3차례, 중학교 2차례, 고등학교 2차례다. 하지만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는 5·18 민주화운동이 단 한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2025년 중학교와 고등학교 1학년에 적용된다. 이번 개정안은 ‘학습요소’…2023-01-11 19:18

지난 한해, 우리 국민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준 것은 정치였다. 합리적인 논의나 지성적인 논쟁을 볼 수가 없었다. 편을 갈라 무조건 증오하고 윽박지르고 음해하고 협박하는 모습만 보여줬다. 그래서 흔히 우리 정치를 삼류정치라 한다. 국민은 일류인데 정치는 가장 후진적이라는 혹평을 듣고 있다. 분명 정치인은 선거를 통해 국민이 뽑았을진대, 국민이 뽑은 정치인이 삼류라면 선택한 국민도 삼류라는 말일까. 선택한 국민에겐 잘못이 없다. 그렇게 뽑을 수 밖에 없도록 되어있는 선거구제도, 정당정치의 한계와 모순이 문…2023-01-04 1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