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학의 보전(寶典)인 적천수(滴天髓)에서는 “왕신충쇠(旺神沖衰)이면 쇠신발(衰神拔)이고 쇠신충왕(衰神沖旺)이면 왕신발(旺神發)”이라 했다. 이는 왕성한 세력을 따르면 길(吉)하나 거역하면 불길(不吉)하다는 뜻이다. 이 문장은 명리학(命理學)에서 용신(用神·사주의 균형을 잡아주는 핵심오행)을 논할 때 나오는 내용인데 비단 명리학에서 뿐만이 아니라 난세(亂世)때 쓰는 병법이나 오늘날의 정치판, 기업의 경영에서도 필요한 이론이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 보면 어떤 일의 사안이 무르익을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가 시기가 나의 세력(勢力)이 왕성(旺盛)하게 되면 그 기세(氣勢)를 따라서 신속히 움직이라고 나온다.

병법에서는 이를 ‘신속계’(神速計)라고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신속하게 움지이라는 병귀신속(兵貴神速)의 이치를 가장 잘 따랐던 역사속의 인물에는 몽골의 칭기즈칸과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있다.

칭기즈칸은 당시 몽골군을 전원 기병으로 두면서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군단이었다. 몽골기병은 전체 군사의 40%를 중기병, 나머지 60%를 경기병으로 구성했다. 당시 몽골 기병의 활은 유럽의 활과 비교해 무게는 가벼우면서도 화력은 훨씬 뛰어났다. 몽골군은 장단거리 활을 이용한 경기병 공격이 끝나면 중기병을 내보냈다. 적의 방어벽이 무너지고 틈이 보이기 시작할 즈음 승세(勝勢)가 보이면 대략 3.6m 길이의 창으로 무장한 중기병이 돌결 전을 펼쳐 결정타를 날리는 수법을 구사한 것이다.

유럽을 제패한 나폴레옹도 칭기즈칸처럼 승세(勝勢)가 보일 때 신속히 그 기운을 타서 상대방을 섬멸하기 위해 프랑스군의 진군속도를 1분에 120보 정도로 훈련시켜 적군보다 거의 2배나 빨리 진군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프랑스군은 승세(勝勢)를 보면 신속하게 화력을 집중시켜 승리를 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정세(政勢)와 민심(民心)에 따르는 세력과 정반대로 움직이는 세력이 존재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각료들은 지금 분단이후 처음 주어지는 통일대한민국의 기세(氣勢)를 잡기 위해 재빠른 속도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에 특사를 파견하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위해 신속히 뛰고 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철저히 민심과 정세를 외면하고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서 정반대로 모든 사활을 걸고 있다.

과연 누가 이 판에서 살아남고 도퇴될 것인가. 적천수(滴天髓)에서 말하는 왕성한 민심(民心)의 세력이 지금 현재 어디 있는가를 보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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