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필자에게 온 중년의 남성에게 필자는 “선생님은 이미 큰 재물을 버셨으니 자중하시고 정치나 감투직의 명예는 삼가십시오”라고 하니 그는 “예, 맞습니다. 저는 항상 구설수와 시비가 잘 붙어요. 저희 어머니가 저를 어렸을 때부터 절의 스님이 그랬다고 항상 겸손하고 정치는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라며 신비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이미 성공을 거뒀고 계속되는 주변의 명예나 감투직을 제의 받았지만 그는 모두 거절하고 부(富)를 쌓은 것에 만족하고 조용히 은둔형의 스타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세상을 살아갈 때는 저 남성처럼 조금 삼가면서 사는 게 좋다. 왜 그럴까? 인간관계에서는 고무줄처럼 서로 연결돼 있는 작용과 반작용의 힘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고무줄을 당기면 다시 되돌아가듯 일정 수준 이상 앞으로 나아가면 반드시 주변의 시기와 질투라는 반발력이 작용한다. 그것을 딛고 일어서려면 엄청난 운의 힘으로 반발력을 잘라버리면 상관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발력으로 인해 되돌아오거나 오히려 있던 힘도 잃어버린다. 이를 일컬어 “발목잡힌다”고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당선자중에 무려 72명이 입건돼 2명이 기소됐고 불기소된 2명을 제외한 68명은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이중에는 검찰자체의 수사로 기소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 상대 후보나 당선된 사람들을 시기하거나 질투했던 누군가의 고소로 수사가 된 것이다. 물론 이들 중에게는 정당하게 선거운동을 했는데 상대방의 음해로 기소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무리한 당선욕심으로 과욕을 한 결과 수사의 단서를 제공했을것으로 본다.

채근담에는 ‘처세양일보위고’(處世讓一步爲高) 라는 구절 다음에 ‘퇴보즉진보적장본’(退步卽進步的張本)이라는 구절이 있다. 한 걸음 물러섬은 곧 몇 걸음 나아가는 바탕이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장본(張本)이란 어떤 일이 크게 벌어지게 되는 근원을 의미한다.

그런데 사람은 자꾸 앞으로만 나아가려 한다. 한 걸음이라도 반의 걸음이라도 남보다 앞서가려 한다. 이웃을 밀치고, 앞에 가는 사람의 발목을 붙잡아 넘어뜨리고 심지어는 형제 가족들도 짓밟고 앞으로 나가가려는 과욕을 부린다.

한걸음 양보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밀치고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인내보다 멈춰서고, 양보하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인내가 정신적으로는 훨씬 힘들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인내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으므로 참을 수 있다. 이미 모든 성공은 인내에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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