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뢰 구사의 효사는 ‘진수니’(震遂泥)다. 즉 ‘천둥이 진동할 때 놀라 진흙 구덩이 빠진다’는 뜻이다. 상왈(象曰) ‘천둥이 진동할 때 놀라 진흙 속에 빠진다는 것은 빛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진수니 미광야’(震遂泥 未光也)라 했다. 움직이면 진흙 구덩이에 빠지는 때로 상황이 좋지 않고 험난함에 있으니 빠져 나오기 힘들다. 구사는 두 개의 진(震) 중에서 외괘의 주효다. 성괘(成卦)의 주효(主爻)는 초구이므로 구사는 진의 성질은 있으니 힘과 세력이 약해 진흙에 빠지고 도랑에 떨어져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구사는 음위에 양효가 있으니 움직이지 말아야 할 때 움직여 발을 헛디딘 것이고 외괘의 주효이나 감수(坎水)의 주효이므로 움직이면 진흙 속에 빠져 버리는 ‘수니’(遂泥)의 상이 있다. 상전에서 구사는 진이라도 그 떨치는 성질이 광대하지 않아 즉 ‘미광’(未光)으로 덮여 있어 그 존재가 밖으로 나타나기 힘들다고 설명하고 있다.

구사를 얻으면 자기의 힘이 약한데 분에 넘치는 일에 손을 대 파멸을 초래하거나 다른 사람을 모방해 실패 하는 일이 많을 때다. 변괘가 지뢰복(地雷復)이 돼 일을 성사시키지 못해 옛날로 복귀하고 중도좌절(中途挫折)을 하고 만다. 사업, 거래, 투자, 확장, 신규계획, 교섭, 담판, 원하는 일 등은 당연히 단념하고 물러서는 것이 방책이다. 주소, 이전 등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혼인은 지뢰복이 돼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므로 가장 좋지 않으니 인연을 맺으면 후회한다. 잉태는 무사(無事)하고 출산의 때이면 예정보다 빠르고 초기이면 놀라 흉한 일이 있다. 병은 위경련, 사지견통(四肢牽痛), 정력쇠퇴, 간헐적 복통 등으로 재발 악화돼 위태롭다. 기다리는 것은 어렵고 가출인이나 유실물은 어딘가에 떨어져 있어 발견되고 변복(變復)으로 돌아온다. 날씨는 변동이 심하고 흐린다. 구사를 얻은 [실점예]로 ‘사업이나 운세 여하점’에서는 ‘진괘는 장남이 부업(父業)을 이어 받는 괘로 구사를 얻었으니 구사는 음위에 양효가 있어 재주는 있어도 기력이 부족해 가업을 이어받을 능력이 없고 계승한다 해도 깊은 진흙 속에 빠져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무위로 끝나고 만다. 운기는 놀라 진흙 구덩이에 빠지는 때로 움직이면 곤경에 빠져 헤매고 기력이 약해 진흙구덩이에서 나오지 못하니 몰러서서 지키는 것이 좋다’고 점고했다.

진괘 육오의 효사는 ‘진왕래 려 억무상 유사’(震往來 厲 億无喪 有事)라 했다. 즉 ‘천둥이 진동할 때 오고 감이 위태하다. 신중히 헤아려 행하면 잃어버림이 없다’는 뜻이다. 상왈(象曰) ‘천동이 진동할 때 오고 감이 위험하다고 함은 두려운 마음으로 신중히 행함을 말한다. 일과 행동이 신중하게 중도를 지켜 나아가면 큰 잃음이 없다’고 해 ‘진왕래 려 위행야 기사재중 대무상야’(震往來 厲 危行也 其事在中 大无喪也)라고 말했다. ‘왕래’란 내괘의 진이 와서 사라지면 또 외괘의 진이 온다는 것이다. 즉, 하나의 일이 끝나지 않고 왔다 갔다 한다. 진이 멀리 있는 사람을 놀라게 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두렵게 한다(震驚遠而懼邇也)고 한 것처럼 진이 왕래하니까 위태로운 것이다. 이렇게 왕래하는 구사의 진위에 올라타고 있는 육오는 육이처럼 ‘상패’(喪貝)라 하지 않고 ‘유사무상’(有事无喪) 즉 ‘잃은 것이 없다’고 한 까닭은 육오가 중(中)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진수니’(震遂泥)로 약해진 진위에 군위(君位)가 있기 때문이다. ‘유사’(有事)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하는 일 없이 지키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육오는 유순중정(柔順中正)의 군위의 효로서 세상이 위태로워 안심할 수 없고 시끄러운 일들을 당면하고 있지만 이러한 변동이나 분동(奮動)하는 것에 대해 다투거나 강하게 거부하지 않고 잘 대처하면서 군위는 해야 할 일을 지키고 나간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육이는 재산 등을 버리고 목숨만이라도 건진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지만 육오는 자기에 맡겨진 일을 포기하지 않고 지켜서 위험한 일을 유덕(柔德)에 의지해서 잘 대처해 나간다. 서죽을 들어 육오를 만나면 변동이 심하고 신고간난(辛苦艱難)이 끊이지 않은 때다. 변괘가 택뢰수(澤雷隨)이니 일에 따라서 임기응변을 잘해 나가면 좋은 것을 얻을 때이다. 그러므로 신고간난 중에서도 무리를 하지 말고 먼저 자기 자신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만일 다른 사람을 따르면 더욱 안정을 얻지 못하게 되니 다른 사람을 따르면 안 된다. 수괘(隨卦)의 복괘(覆卦)를 보면 고괘(蠱卦)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사업, 거래 등에서는 신규의 일을 하지 말고 현업(現業)의 곤란함을 이겨내어 지켜야 한다. 원하는 일 등은 산 넘어 산으로 상대가 움직여 주지 않아 통달되지 않으니 다른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담판, 교섭 등도 불리한 시기로 말이 변동하기 쉽고 변경을 알리는 전보 등이 오는 때다. 혼인은 좋지 않다. 잉태는 출산까지 몇 번의 놀라는 일로 지장이 있고 임산은 빠르다. 병은 호흡곤란, 구토, 각기로 인한 심장기능 쇠약, 가래와 기침이 동반한 흉통(胸痛)으로 위태롭다. 기다리는 일이나 가출인은 이뤄지기 어렵고 돌아오지 않으며 분실물은 누군가가 왕래가 많은 길에서 주워가 버렸다. 날씨는 변동이 심하고 비올 듯 흐리다. ‘상속 길흉 여하’을 묻는 [실점예]에서 구사를 얻고 점고하기를 ‘진은 장남이 부업(父業)을 상속하는 괘로 한 집안을 일으키는 일은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 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육오는 양위에 음효가 있어 자리가 마땅치는 않지만 유순중정의 효로 중덕으로 어려운 일들을 인내해 나가면 상속을 계승 발전시킬 있다’고 해 역시 그러했다.

진괘 상육의 효사는 ‘진삭삭 시확확 정흉 진불우기궁우기린 무구 혼구유언’(震索索 視矍矍 征凶 震不于其躬 于其鄰 无咎 婚媾有言)이다. 즉 ‘천둥이 진동함에 두려워해 두 눈을 두리번거린다. 움직이면 흉하다. 천둥이 아직 내 몸에 미치지 않고 이웃에 이르렀을 때를 대비하면 허물이 없다. 혼인을 함에는 말들이 많다’는 뜻이다. 상왈(象曰), ‘천둥이 진동할 때 두려워 한다는 것은 중을 얻지 못했음이다. 비록 흉하나 허물이 없다는 것은 이웃이 재난을 보고 두려워해 대비할 수 있음을 말한다’고 해 ‘진삭삭 중미득야 수흉무구 외린계야’(震索索 中未得也 雖凶无咎 畏隣戒也)라 말했다. 상육은 육삼과 필적하는 효다. 초효는 삼효와, 이효는 오효와, 삼효는 상효와 서로 대조되는 효사다. ‘진삭삭’(震索索)은 육삼의 ‘진소소’(震蘇蘇)처럼 세력이 쇠퇴해 천둥이 드문드문 치는 것이고 ‘확’(矍)’은 놀라 어지러워져서 안정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상육은 진이 끝나는데 있어서 그 세력이 쇠퇴하고 미미하므로 구하려는 일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다. 이 때 나아가더라도 마땅함을 얻을 수 없으니 ‘정흉’이다. 그러나 상효는 진(震)의 강성함이 이웃에게 올 때에는 이미 그것에 대해 준비함으로써 경험을 쌓아 경계하고 있으니 무구(无咎)을 얻을 수 있다. 정흉이라는 상태에 있는 효이면서도 무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그러한 놀라움에 직접 당면하기 전에 가까이까지 올 때에는 이미 명심해 경계를 엄중히 하기 때문이다. 상전에서는 이를 ‘중미득야’(中未得也)라 하면서 진의 분동(奮動)에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중을 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로 혼인의 경우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해 말들이 많다고 해서 ‘혼구유언’(婚媾有言)이라 언급하고 있다. 서죽을 들어 상육을 얻으면 힘과 세력이 쇠퇴해 사업, 거래, 교섭, 담판 등 모든 일들이 어렵고 적극적으로 나아가면 실패하는 때다. 특히 상속과 관련해서는 친척 간 내분이 있고 상속에 관한 다툼이 있다. 인사에 있어서는 시력이 쇠퇴할 뿐만 아니라 마음의 눈도 어두워지고 앞날을 전망하는 눈도 어두워져 자기의 예상과는 달리 재산을 잃게 되고 신용도 손상된다. 무모한 행동을 삼가고 은일자중(隱逸自重)해야 함이 득책이다. 원하는 바 등도 통달하지 않고 강하게 바라면 흉이 일어나 아무런 소득이 없고 손실만 있다. 변괘의 화뢰서합(火雷噬嗑)은 중간에 방해가 있어서 서로 통하지 않고 목표달성이 어렵다. 혼인은 불평불만으로 진행이 어렵고 인연도 좋지 않다. 잉태는 초기부터 임산까지 무엇인가 방해가 있다. 병은 뇌일혈, 정신착란, 시력쇠퇴, 의식불명, 심한 치통 등으로 절망에 가까워 위태롭다. 죽은 후 사후(死後)처리를 부탁하는 기미가 있다. 기대하는 것을 어렵고 가출인이나 유실물은 찾기 힘들며 생명에 위험이 있다. 날씨는 변동이 심한 가운데 해가 뜬다. [실점예]에서 상육을 얻으면 상속과 관련해 가족 간 친척 간 다툼이 있고 혼인과 관련해 말들이 많아 불화가 발생하며 모든 일이 어려우니 나아가지 말고 유비무환의 대비가 필요하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 062-654-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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