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국립공원공단이 영암 기찬묏길 탐방로와 비좁은 둘레길에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이유로 로프 휀스를 설치했지만 통행 불편을 야기하고 로프 접촉으로 인한 코로나 확산 우려가 제기되는 등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월출산국립공원공단이 영암 기찬묏길 탐방로와 비좁은 둘레길에 불필요한 로프 휀스를 설치해 탐방객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는 등 혈세 낭비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30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월출산국립공원공단은 코로나19 예방을 목적으로 탐방로 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고 동선 분리를 위한 로프 휀스 설치사업을 실시했다.

공단은 천황사 주차장에서 탑동 약수터 구간에 1.5m 간격으로 휀스 75개를 설치했다. 또 기찬묏길 구간에서 탑동 약수터 구간까지 좌측과 우측 교행을 분리하기 위해 75개 휀스를 설치, 좁은 산책로를 답답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탐방객과 지역 주민들은 사업 목적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것이지만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주민과 탐방객이 로프 손잡이를 만지는 등 접촉을 통해 오히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더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역 주민들은 “로프 휀스 설치는 비좁은 탐방로를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방지 효율성도 떨어져 혈세 낭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국립공원 지역과 연접해 있지만 기찬묏길은 영암군에서 관리하고 있는데도 사전 협의 없이 비좁은 산책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굴삭기까지 투입, 콘크리트 지주를 설치하는 등 공단이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로프 휀스 설치 일부 구간의 경우 가파른 절벽으로 이어져 불필요한 장소에 설치된 로프 휀스 설치가 자칫 안전사고를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찬묏길 탐방 시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를 위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국립공원 안전대책을 마련, 구간 홍보 활동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또 주민들은 “기찬묏길 어느 곳에서도 코로나19 예방 활동에 나서는 월출산국립공원 직원을 찾아 볼 수 없다”며 “탐방객 불편과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고질적인 탁상행정”이라고 강조했다.

월출산 기찬묏길 1코스는 월출산 자락에 난 숲길로 천황사 주차장-기찬랜드 구간 6㎞ 코스다. 최저 해발고도와 최고 해발고도의 높이 차는 60m 정도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길은 정비가 잘 돼있어 로프 휀스 설치와 상관없이 탐방객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이에 대해 월출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측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로프 휀스를 철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영암=이봉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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