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 2023 소장품 기획전 ‘수집_호남의 기억과 시간’ 첫번째 섹션 ‘호남의 역사와 풍경’ 전시장 전경.

미술관에서의 ‘모으는 행위’는 단순히 작품을 물리적으로 보관하는 게 아니라 예술적 가치를 보존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문화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끌어내는 창작의 또다른 얼굴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오는 3월10일까지 2023 소장품 기획전 ‘수집_호남의 기억과 시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간 시립미술관이 수집해온 광주미술사, 근현대미술사 관련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다.

1992년 개관한 시립미술관은 총 5천385점(2022년 수집완료 기준)의 근현대관련 국내외 미술작품을 수집했다. 전시는 2022년 수집한 신소장품을 포함해 총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작품수집을 통해 호남의 역사, 지리, 사회, 문화 등을 연구하고 보존해 미래의 가치와 방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민에게는 다양한 미술을 접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미술인에게는 창작의 영감과 연구자료로서의 중요함을 알리는 것이 이번 전시의 큰 주제다.

전시는 ‘호남의 역사와 풍경’, ‘호남미술의 역량’, ‘호남미술과 미술관’ 3가지 소주제로 구성됐다.

‘호남의 역사와 풍경’에서는 지역 대표미술관으로서 광주시립미술관의 면모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호남의 역사적 사건이나 여러 장소를 담은 작품도 선보인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등산 등 미려한 산천, 호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등이다.

‘호남미술의 역량’은 지역출신 출향작가의 작품 그리고 현대미술에서 언급되는 추상회화 부문으로 꾸며졌다.

먼저 지역으로 국한된 지엽적 성격의 호남미술을 넘어 호남과 관련해 그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작업세계를 구축한 작가의 역량을 소개한다.

다음으로는 한국 근현대미술사 중에서도 구상회화에서 비구상회화로 넘어가는 그 시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활동하며 지금까지 변화해온 호남화단의 추상미술을 다룬다.

‘호남미술과 미술관’에서는 소치 허련부터 이어온 남종화 계열 문인화부터 다양한 매체와 방법으로 새롭게 표현되는 동시대 한국화까지를 만나볼 수 있다. 호남미술을 대표하는 한국화 부분을 다룸으로써 호남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활용하는 지역미술사 정체성 및 전문성에 대한 내용을 보여준다.

김준기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광주미술, 호남미술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소개하는 뜻 깊은 자리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미술관 수집사업이 광주미술문화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또한 그 지역의 역사와 가치를 홍보하는 중요한 활동임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로부터 양수아作 ‘자화상’, 이강하作 ‘휴(休)’, 우제길作 ‘Work 77-6B’, 권영우作 ‘무제’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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