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로들이 공천 갈등에 이재명 대표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권노갑 상임고문,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입장문을 내고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당이 사분오열되고 서로의 신뢰를 잃게 되면 국민의 마음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공천 과정에서 수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텃밭인 광주·전남, 호남에서의 민심이반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 통보를 받은 비명계의 반발도 거세다. 광주 서구갑 송갑석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고 서운함을 토로하면서 “재심 신청은 하지 않겠다. 경선이라도 시켜줄지 모르겠지만 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1차 경선 결과에서는 광주지역 현역 3명 모두가 탈락했다. 동남갑에선 윤영덕 의원이 정진욱 당대표 정무특보에게, 북구갑에선 조오섭 의원이 정준호 변호사에게, 북구을에선 이형석 의원이 전진숙 전 광주시의원에게 패했다. 높은 ‘물갈이’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계파 갈등의 연장선이란 풀이도 나온다.

전남의 경우는 여전히 선거구 획정을 이유로 10곳 전부 공천 내용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22대 총선이 47일 밖에 남지 않았다. 전남은 누구를 공천하든 무조건 민주당을 찍을 것이란 오만함에 빠져있다는 비난이 분출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원칙과 절차에 따른 심사를 강조할 뿐이다. 최고위원회에서는 “국민의힘의 조용한 공천보다 조금 시끄러워도 객관적 평가로 진행되는 우리 당 공천이 우월하다”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김 전 총리는 “앞으로 남은 윤석열 검찰 정부 3년 동안 민주당은 국민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 의원은 “친명과 비명의 지독한 프레임은 집요하고 거침이 없었다”고 직격했다. 심상치 않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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