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허점투성이 조사 결과에 대해 책임을 피하고자 보고서 초안 공개를 미룬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는 “시민 의견수렴 절차를 졸속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는 “핵심 조사과제에 불능 결정 사실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사항은 밝힌 게 없다. 이대로 종합보고서가 작성되면 5·18 왜곡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조사위는 2019년 12월 출범해 4년 동안 조사 활동을 진행했으며, 직권조사 21건 가운데 헬기사격·민간인 집단학살·행방불명자의 규모와 소재 등 15개 과제에 대해서는 진상규명을, 발포 경위 및 책임 소재·암매장지의 소재 등 6개 과제에 대해서는 진상규명 불능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말 공식 활동을 마무리한 조사위는 진상규명 불능 사유, 소수 및 보충 의견 등을 담기 위해 부득이하게 2월15일에서 29일로 초안 공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전원위원회 속기록도 홈페이지에 게시할 것이라며 덧붙였다. 아울러 권고사항에 대한 의견수렴 기간도 3월10일에서 31일까지로 조정했다. 앞서 조사위는 광주시와 시의회, 시교육감 등에게 ‘국가에 대한 권고사항’ 제안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와 관련, 시민사회에서는 보고서 초안도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 달도 안되는 시간이라며 반발이 나왔다. 6개월 여 이상이던 제주4·3진상규명조사위와도 크게 비교된다.

5·18진상조사위는 오는 6월까지 전원위 의결을 거쳐 종합보고서를 완결해 국민과 대통령, 국회에 보고한다. 조사위는 과제별 초안과 진상규명 불능 결정을 내린 이유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벌써부터 활동 기간과 투입된 예산 대비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보고서가 남은 기간 더 온전하게 완성되길 바란다. 국가보고서가 처음 채택되는 역사적 사건이다. 충실하고 내실 있게 작성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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