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때 편안함을 느끼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예순(63·여·사진) 천지헤어 원장은 30여년간의 미용 봉사 비결에 대해 묻자 이 같이 답했다.

이 원장은 지난 1987년 미용 자격 취득 이후 매월 요양 병원, 재가복지센터 등을 찾아 미용 봉사를 펼치고 있다.

또한 2021년에는 직접 ‘동구라美 봉사회’를 창단, 현재는 50여명의 회원들과 한 달에 한 번씩 8개 기관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거동이 어려운 장애인이나 고령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헤어 커트 봉사를 하고 있다.

이 원장은 26일 “봉사회 창단 이전에는 미용협회를 통해 요양원 등에서 어르신들이나 몸이 불편해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커트 봉사를 했었다”며 “그 과정에서 좀 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재능기부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지인들과 함께 단체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광주 동구에 소재한 이 원장의 미용실은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백년가게’로 지정됐으며 2023년에는 LG유플러스와 소상공인연합회 주관 ‘착한가게’로도 선정됐다.

‘백년가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한 가게들 중 우수성과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공식 인증한 점포를 말한다. ‘착한가게’는 소상인공인연합회 등이 꾸준히 사회공헌을 실천해온 가게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4-5곳 정도를 선정하고 LG유플러스가 지원금 200여만원 및 인터넷 비용 등을 3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원장은 “감사하게도 주변에서 봉사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백년가게와 착한가게로 추천받아 선정될 수 있었다”며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개인 봉사단체 운영에 관한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별도의 지원 없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봉사가 이뤄지다 보니 사적인 시간·비용을 활용해야 해 갈수록 참여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

이 원장은 “법인 봉사단체의 경우 구청 등에서 지원금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의 경우 따로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회원 대부분이 미용업에 종사하고 있어 시간을 내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그렇지만, 정기적으로 우리들의 봉사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힘을 내고 있다”며 “몇몇 어르신들은 도착 시간까지 정확하게 알고 계시고, 입구에서부터 환한 얼굴로 반겨주신다. 뿌듯하면서도 마음이 뭉클했다”고 소회했다.

이 원장의 꿈은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복지시설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광대학교 디지털대학 사회복지학과에 편입,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 원장은 “남을 좀 더 배려하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며 “꾸준한 미용봉사는 물론, 앞으로는 사회복지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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